'천적' 린위민 또 만난다… 대만, 미국파 9명 포함 '최정예' 꾸려
호주엔 'MLB 전체 1순위' 바자나 떴다… 웰스·데일 등 '지한파' 경계령
오타니·야마모토 버티는 일본… 사실상 '2위 싸움'이 본선행 전쟁
첫판부터 가시밭길 예고… 류지현호, 대만·호주전 '올인' 불가피
한국대표팀의 천적으로 군림중인 대만의 린위민.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더 이상 '한 수 아래'는 없다. 3월의 도쿄돔이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전에, 한국 야구 대표팀에 '경계경보'가 울렸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과 C조에 속한 대만과 호주가 6일 나란히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훨씬 매섭다. 단순히 "해볼 만하다"라고 자위하기엔 상대들의 칼날이 너무나 날카롭다.
가장 경계해야 할 이름은 단연 린위민(애리조나 산하)이다. 대만 대표팀은 이번 엔트리에 미국에서 뛰는 해외파만 무려 9명을 포함시켰다. 그중에서도 린위민의 합류는 한국 대표팀에게 뼈아픈 소식이다.
린위민은 한국 야구의 '저승사자'나 다름없다.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선에서 6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로 한국 타선을 꽁꽁 묶었고, 결승전에서도 5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만계 선수인 페어차일드.연합뉴스
2024 프리미어12 조별리그에서도 한국전에 등판해 4⅔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좌완 특유의 까다로운 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는 이미 한국 타자들에게 충분히 위협적임을 증명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MLB) 통산 277경기를 뛴 스튜어트 페어차일드, 탬파베이 레이스의 유망주 정쭝저까지 가세했다.
대만 야구가 더 이상 '변방'이 아닌, 미국 시스템을 이식받은 '실전형 군단'으로 거듭났다는 증거다. 3월 8일 첫 경기부터 류중일호는 총력전을 펼쳐야만 하는 상황이다.
트래비스 바자나.연합뉴스
3월 9일 맞붙을 호주 역시 만만치 않다. 과거의 투박한 호주 야구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트래비스 바자나(클리블랜드)다.
2024년 MLB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이 타이틀 하나만으로도 그의 재능은 설명이 끝난다. 호주 출신 야수로는 역대급 재능으로 평가받는 바자나가 내야의 중심을 잡는다. 파워와 정교함을 모두 갖춘 그를 한국 투수들이 어떻게 요리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더 무서운 건 '정보전'이다. 호주 대표팀에는 한국 야구를 너무나 잘 아는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아시안쿼터 제리드 데일.KIA 타이거즈 제공
당장 올 시즌 LG 트윈스에서 뛸 라클란 웰스와 KIA 타이거즈의 제리드 데일이 태극마크가 아닌 호주 유니폼을 입고 한국을 겨눈다. 여기에 한화 출신 워익 서폴드, LG 출신 코엔 윈까지 합류했다. 한국 타자들의 장단점, 투수들의 습관까지 꿰뚫고 있을 이들의 존재는 단기전에서 치명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같은 조의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다저스) 등 현역 빅리거들을 쏟아부으며 사실상 '지구 방위대' 수준의 전력을 구축했다. 현실적으로 일본전 승리가 어렵다면, 한국의 2라운드 진출 티켓은 대만과 호주전에 달려 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아시아쿼터 투수 라클란 웰스가 28일(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진행 중인 LG 스프링캠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LG트윈스 제공
하지만 대만은 '천적' 린위민을 앞세웠고, 호주는 '특급 재능'과 '지한파'로 무장했다. 어느 한 팀도 확실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죽음의 일정'이다.
이제 분석은 끝났다.
상대는 최정예로 나선다. 류지현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전력분석팀의 머리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져야 할 시점이다.
3월 도쿄, 한국 야구의 운명을 건 진검승부가 다가오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