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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걸어 메달-올림픽新 뺏고 적반하장"… 中언론, 피해자에게 "무례하다" 망언

입력 2026.02.12 17:00수정 2026.02.12 17:54
베네마르스, 올림픽 신기록 페이스... 최소한 메달 무난했다
중국 선수 진로 방해에 날아간 메달
중 언론 "피해자가 무례해"… 사과 대신 '적반하장' 비난 퍼부어
"재경기 기록 못 넘었으니"… 뺏은 메달 정당화 '기적의 논리'
꿈 짓밟힌 4년의 땀… 中 언론, 상처에 소금 뿌렸다
"발 걸어 메달-올림픽新 뺏고 적반하장"… 中언론, 피해자에게 "무례하다" 망언
부딪히고 아쉬워하는 유프 베네마르스.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에서 중국 선수의 명백한 '민폐 주행'으로 메달을 도둑맞은 네덜란드의 유프 베네마르스(24). 4년의 피땀이 타인의 반칙으로 물거품이 된 그에게 중국 언론이 사과는커녕 "무례하다"며 손가락질을 하고 나서 전 세계 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 스케이팅 스타디움. 베네마르스는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 충분한 페이스로 역주하고 있었다. 페이스가 올림픽 신기록도 노려볼만한 페이스였다. 물론, 막판 페이스가 어떨지 알 수 없었으나 11조까지 진행된 상황에서는 당당한 전체 1위였다.

그러나 악몽은 코너 구간 교차 지점에서 시작됐다.

함께 레이스를 펼치던 중국의 롄쯔윈(28)이 인코스에서 아웃코스로 빠져나가며 베네마르스의 주행 라인을 침범한 것. 규정상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들어오는 선수(베네마르스)에게 우선권이 있지만, 롄쯔윈은 이를 무시하고 밀고 들어왔다. 스케이트 날이 부딪히며 중심을 잃은 베네마르스는 휘청였고, 그 순간 메달의 꿈도 함께 산산조각 났다.

"발 걸어 메달-올림픽新 뺏고 적반하장"… 中언론, 피해자에게 "무례하다" 망언
롄쯔원에게 분노를 표시하는 유프 베네마르스(왼쪽)

심판진은 즉각 롄쯔윈의 실격을 선언했다. 명백한 중국 측의 귀책사유였다. 억울함에 가슴을 치며 롄쯔윈에게 항의한 베네마르스의 모습은 승부욕을 넘어선, 피해자의 처절한 절규였다.

그러나 중국 최대 스포츠 언론 '시나스포츠'의 반응은 충격적이었다. 그들은 가해 선수의 반칙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피해자인 베네마르스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시나스포츠는 경기 직후 보도를 통해 베네마르스가 롄쯔윈에게 항의한 장면을 두고 "극도로 무례하고 비신사적"이라고 맹비난했다. 심지어 "자칫하면 주먹다짐까지 벌어질 뻔했다"며 베네마르스를 감정 조절도 못 하는 난폭한 선수로 묘사했다.

자국 선수의 반칙으로 인생을 건 레이스를 망친 선수에게 '매너'를 운운하며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전형적인 '적반하장' 식 보도였다.

"발 걸어 메달-올림픽新 뺏고 적반하장"… 中언론, 피해자에게 "무례하다" 망언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 출전한 네덜란드의 요프 베네마르스가 질주하고 있다. 이날 좋은 기록을 세우고 있던 베네마르스는 중국의 롄쯔원이 레인 체인지 과정에서 방해를 받았다. 연합뉴스

중국 언론의 뻔뻔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ISU(국제빙상경기연맹)의 구제로 베네마르스는 재경기 기회를 얻었지만, 이미 전력 질주를 마친 직후였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다시 달린 베네마르스의 기록은 1분 8초 46. 결국 5위에 머물렀다.

이 결과로 중국의 닝중옌이 동메달을 가져가게 되자 시나스포츠는 쾌재를 불렀다. 매체는 "베네마르스에게 기회를 줬지만 닝중옌의 기록을 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중국의 동메달 획득은 행운이 아닌 정당한 실력의 결과"라는 기적의 논리를 펼쳤다.

이미 1000m를 전력으로 질주해 다리가 풀린 선수에게 정상적인 기록을 요구하며, 이를 근거로 자국 선수의 메달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스포츠 정신을 망각한 처사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베네마르스는 경기 후 "너무 참담하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눈물을 삼켰다.
너무 좋은 페이스였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중국 언론은 그 찢어진 가슴에 소금을 뿌리며 '대국'답지 못한 옹졸한 민낯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올림픽 정신은 어디 가고 '내로남불'만 남은 그들의 태도에, 빙판 위의 정정당당한 승부를 기대했던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은 허탈함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