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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허수봉 '58점 폭격' 현대, 항공꺾고 한숨 돌렸지만... 8일 뒤엔 또 다시 전쟁이다

입력 2026.02.14 21:55수정 2026.02.14 21:58
최민호 공백' 지운 레오-허수봉의 58점 폭격... 천안을 뒤흔든 '1위의 잇몸'
"사실상 승점 6점짜리 전쟁" 벼랑 끝에서 살아난 현대, 대한항공 턱밑 추격 뿌리쳤다
8일 뒤 운명의 리턴매치... 승점 2점 차 '살얼음판' 선두 경쟁
레오-허수봉 '58점 폭격' 현대, 항공꺾고 한숨 돌렸지만... 8일 뒤엔 또 다시 전쟁이다
현대캐피탈 아웃사이드 히터 레오가 14일 대한항공과 홈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KOVO 제공

[파이낸셜뉴스] 주전 센터 최민호의 부상 공백이라는 악재도, 턱밑까지 추격해온 2위 대한항공의 거센 저항도 현대캐피탈의 '우승 본능'을 막아세우진 못했다.

천안 유관순체육관이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다. 현대캐피탈이 사실상의 '6점짜리 승부'라 불리던 운명의 맞대결에서 가장 먼저 웃었다.

현대캐피탈은 14일 천안 홈경기에서 라이벌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2(27-25 24-26 25-23 22-25 15-7)로 제압했다.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승점 56점(18승 10패) 고지를 밟으며 대한항공(승점 54)을 2점 차로 따돌리고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자칫 패했다면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었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건져 올린, 그야말로 '천금 같은' 승리였다.

경기 전, 현장의 분위기는 현대캐피탈에 마냥 낙관적이지 않았다. 높이의 핵심인 최민호가 빠진 상황. 상대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 대한항공이었다. 중앙 싸움에서 밀린다면 경기는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위기 앞에서 더 단단하게 뭉쳤다. '쌍포' 레오와 허수봉은 왜 그들이 리그 최강의 공격 라인인지를 증명했다. 레오는 고비 때마다 타점 높은 강타를 꽂아 넣으며 32득점을 폭발시켰고, 허수봉 역시 26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둘이 합작한 점수만 무려 58점. 대한항공의 수비 라인을 말 그대로 '폭격'했다.

레오-허수봉 '58점 폭격' 현대, 항공꺾고 한숨 돌렸지만... 8일 뒤엔 또 다시 전쟁이다
득점 후 기뻐하는 현대캐피탈의 레오(왼쪽)와 허수봉.KOVO


경기는 '미리 보는 챔프전'답게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혈투였다. 1세트부터 듀스 접전이 펼쳐졌다. 24-23에서 듀스를 허용하며 분위기가 넘어갈 뻔했으나, 현대캐피탈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승부의 백미는 역시 마지막 5세트였다. 세트 스코어 2-2. 체력도, 정신력도 한계에 다다른 순간. 여기서 현대캐피탈의 '위닝 멘탈리티'가 빛을 발했다.

4세트를 내주며 분위기가 가라앉을 법도 했지만, 5세트 시작과 함께 현대캐피탈은 무서운 기세로 대한항공을 몰아붙였다. 초반 9-3 리드. 4세트까지의 팽팽했던 긴장감이 허무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력이었다. 정지석의 범실과 신호진의 결정적인 블로킹이 터지자 체육관은 우승을 확정 지은 듯한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15-7.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완벽한 경기력으로 상대를 압도한 것이다. 팬들에게는 그동안의 마음졸임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최고의 카타르시스였다.

레오-허수봉 '58점 폭격' 현대, 항공꺾고 한숨 돌렸지만... 8일 뒤엔 또 다시 전쟁이다
득점 후 기뻐하는 허수봉.KOVO

비록 승점 2점 차로 달아났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운명의 장난처럼 두 팀은 앞으로도 두 번을 더 싸워야 한다. 당장 8일 뒤, 다시 한번 코트 위에서 격돌한다. 남은 맞대결 결과에 따라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바뀔 수 있는 살얼음판 승부가 계속된다.

오늘의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선두 수성이라는 실리와 라이벌전 기선 제압이라는 명분, 그리고 주전 공백을 메운 자신감까지. 현대캐피탈은 이날 천안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이제 시선은 8일 뒤로 향한다. 과연 현대캐피탈은 이 기세를 몰아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을까. 천안의 봄을 기다리는 팬들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