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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의 증여

입력 2026.02.27 12:03수정 2026.02.27 12:03
[이조로 변호사의 무비:로(LAW)] ‘왕과 사는 남자’의 증여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은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출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더불어 단종 (박지훈 분)과 엄홍도(유해진 분)의 배역이 보는 재미를 더하는 것 같습니다.

작품 속에서, 선비들을 비롯한 백성들이 왕위에서 쫒겨나 청령포로 유배 온 단종에게 굴비, 인삼 등을 받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처럼 어떠한 물건들을 선물과 같은 형태로 제공하는 증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증여는 당사자 일방이 대가를 받지 않고 재산을 상대방에게 수여하는 의사 표시를 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입니다. 즉, 주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있듯이 받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받는 사람이 승낙하지 않으면 증여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대가를 받지 않고 채무를 면제받거나 채권을 양도받는 경우, 대가를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이 채무를 대신 갚아 주는 경우도 증여로 볼 수 있습니다. 현저히 저렴한 대가로 재산을 취득하면 그 재산의 시가와 대가 사이의 차액에 해당하는 금액도 증여로 볼 수 있습니다.

[이조로 변호사의 무비:로(LAW)] ‘왕과 사는 남자’의 증여


증여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았을 때, 각 당사자는 증여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증여자가 경솔하게 증여하는 것을 방지하고 증여 의사를 명확하게 하여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증여자의 의사만 서면으로 표시되면 충분하지 수증자(증여받는 자)의 수증 의사까지 서면에 표시될 필요는 없습니다. 증여 의사는 수증자에게 표시되어야지 제3자에게 표시된 것은 증여 의사가 표시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증여 의사가 표시된 서면은 증여할 때에 작성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나중에라도 작성되면 그 후에는 증여를 해제할 수 없습니다.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미 이행하였으면 증여를 해제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증여자가 자기 소유 부동산을 증여하기로 하고 부동산을 수증자에게 인도하였으나 그에 관한 서면을 작성하지 않았고 소유권이전등기도 하지 않았으면 증여자는 부동산 증여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만약,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으면 증여 의사를 서면으로 작성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미 이행하였으므로 증여를 해제할 수 없습니다.

[이조로 변호사의 무비:로(LAW)] ‘왕과 사는 남자’의 증여


수증자가 증여자 또는 그 배우자나 직계혈족에 대한 범죄행위를 한 때, 또는 수증자가 증여자에 대하여 부양의무가 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때에도 증여자는 증여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해제의 원인이 있는 날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거나 증여자가 수증자에 대하여 용서의 의사 표시를 한때에는 해제권은 소멸합니다. 해제권을 행사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해서까지 해제권이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계약은 해제되면 계약이 없는 것으로 되어 원상회복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렇지만 증여의 경우는 특수하게 해제권을 행사하더라도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해서 원상회복의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요즘, 많이 문제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부모가 자녀에게 금전, 귀금속, 부동산 등을 증여하였는데 증여받은 자녀가 부모의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아서 부모가 증여를 해제하고자 하나 증여를 해제하기도 어렵고, 해제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이행하였으므로 반환받기 어렵습니다.

백성들이 청령포로 유배 온 단종에게 인삼, 굴비 등의 물건을 주는 것은 증여에 해당합니다. 단종이 물에 떠내려가는 인삼, 굴비 등의 물건들을 수거한 청령포 주민들에게 먹으라고 주는 것 또한 증여에 해당합니다.

[이조로 변호사의 무비:로(LAW)] ‘왕과 사는 남자’의 증여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