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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골 폭발력 확인도 못 해보고… 홍명보호, 카스트로프 하차에 '깊은 한숨'

입력 2026.03.29 22:12수정 2026.03.29 22:40
멀티골 폭발력 확인도 못 해보고… 홍명보호, 카스트로프 하차에 '깊은 한숨'
부상으로 일찍 독일로 복귀하게 된 카스트로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코트디부아르전 0-4 참패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홍명보호에 또 다른 뼈아픈 악재가 날아들었다. 월드컵 본선을 겨냥한 스리백 전술의 핵심 퍼즐이자 측면의 새로운 대안으로 기대를 모았던 '혼혈 태극전사'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야속한 부상에 발목을 잡혀 실전 테스트조차 치르지 못한 채 쓸쓸히 짐을 싼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카스트로프가 우측 발목 염좌 부상으로 인해 29일 소집 해제되어 소속팀인 독일 묀헨글라트바흐로 돌아간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의 부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암초였다. 카스트로프는 이번 대표팀 소집 직전인 지난 21일, 쾰른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원정 경기에서 생애 첫 멀티골을 터뜨리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빛나는 활약 이면에는 발목 부상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당시 경기 중 발목 통증을 느끼고도 투혼을 발휘해 풀타임을 소화한 것이 화근이었다. 대표팀 합류 직후 피지컬 코치와 의무 트레이너들이 집중적으로 상태를 살폈으나, 100%의 기량을 발휘하기는 무리라는 최종 진단이 내려졌다. 선수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원칙 아래 내려진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멀티골 폭발력 확인도 못 해보고… 홍명보호, 카스트로프 하차에 '깊은 한숨'
훈련 하는 카스트로프.연합뉴스


카스트로프의 조기 하차는 홍명보 감독에게 단순한 선수 한 명의 이탈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홍명보호는 다가오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강호들을 상대하기 위한 주력 전술로 스리백을 담금질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전술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은 공수를 쉴 새 없이 오가며 측면을 지배해야 하는 '윙백'의 역량에 달려 있다.

지난해 하반기 대한축구협회로 소속을 변경하며 태극마크를 단 카스트로프는 당초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으나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소속팀에서 윙백으로 완벽하게 연착륙하며 새로운 경쟁력을 입증했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좌우 측면 수비의 헐거움과 밸런스 붕괴로 4실점의 참사를 겪은 홍명보호로서는 카스트로프의 윙백 기용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가장 매력적인 카드였다. 하지만 이번 하차로 인해 측면 수비 강화라는 중대한 전술적 실험은 본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완전히 멈춰 서게 됐다.

멀티골 폭발력 확인도 못 해보고… 홍명보호, 카스트로프 하차에 '깊은 한숨'
멀티골을 뽑아낸 카스트로프.연합뉴스

누구보다 짙은 아쉬움을 삼키는 것은 선수 본인일 것이다.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을 대표해 월드컵 무대를 누비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낯선 환경에 도전장을 던진 카스트로프다. 쾰른전 멀티골의 상승세를 국가대표팀에서도 이어가려던 그의 열망은 야속한 발목 통증 앞에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한편, 역사적인 1000번째 A매치에서 쓰라린 예방주사를 맞고 스리백 전술의 핵심 자원마저 잃은 대표팀은 곧바로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동했다.

29일 하루 동안 그라운드 훈련 대신 회복과 휴식으로 무너진 심리적, 육체적 밸런스를 추스르는 데 집중했다. 벼랑 끝에 선 홍명보호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4월 1일 오전 3시 45분, 빈의 에른스트 하펠 경기장에서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3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에 나선다. 위기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지, 태극전사들의 진정한 저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