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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군 빠졌는데 이렇게 든든하다고? KIA 한준수의 '미친 맹활약'… 작년 눈물 쏟던 그 포수 맞나

입력 2026.04.12 11:45수정 2026.04.12 11:47
11일 한화전 시작과 끝 장식한 '원맨쇼'… 역전 적시타에 도루 저지까지 완벽 지배
작년 이범호 감독의 호된 질책과 눈물… "포수는 여리면 안 된다"
김태군 어깨 통증 결장 속 빛난 존재감, 세대교체 시계 빨라진다
올겨울 김태군 FA 변수 앞둔 KIA, 새신랑 한준수의 '환골탈태'가 반가운 진짜 이유
김태군 빠졌는데 이렇게 든든하다고? KIA 한준수의 '미친 맹활약'… 작년 눈물 쏟던 그 포수 맞나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NC다이노스 대 KIA타이거즈의 경기, 8회 말 KIA타이거즈 한준수가 정규시즌 1호 홈런을 날리고 김연훈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야구에서 포수는 그라운드의 감독이자 투수를 조종하는 뇌다. 아무리 마운드가 높고 타선이 화려해도, 안방이 흔들리면 팀 전체의 척추가 무너져 내리는 것이 야구의 뼈아픈 진리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가 출혈을 감수하며 김태군을 트레이드해 온 이유도, 그가 한국시리즈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며 우승 포수로 등극했을 때 광주 팬들이 열광했던 이유도 결국 든든한 '안방마님'의 존재 가치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올 시즌이 끝나면 37세의 김태군은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KIA의 다음 우승 도전을 위해서는, 그리고 그 너머의 찬란한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포스트 김태군'의 홀로서기가 절실했다. 그 막중한 임무를 짊어진 1차 지명 유망주 한준수가, 마침내 알을 깨고 나와 호랑이 군단의 안방 사령관으로 우뚝 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한준수는 10경기 31타석에 들어섰다. 김태군보다 훨씬 많은 경기와 타석을 소화하고 있다. 즉 적어도 현재까지만 보면 KIA의 주전포수는 김태군보다는 한준수다. 그런 한준수가 김태군이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몫을 하기 시작했다.

KIA가 새로운 20대 주전포수를 갖게 되는 것 아닐까. 설레는 마음이 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김태군 빠졌는데 이렇게 든든하다고? KIA 한준수의 '미친 맹활약'… 작년 눈물 쏟던 그 포수 맞나
한준수가 팀의 첫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든든한 맏형 김태군이 어깨 통증으로 갑작스레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상황이었다. 선발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짝으로 마스크를 쓴 한준수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부담감을 완벽한 퍼포먼스로 짓누르며 경기의 시작과 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 왕옌청을 공략해 선취점의 발판이 되는 2루타를 시원하게 뽑아냈다. 하이라이트는 승부처였던 후반부였다. 4-4로 팽팽히 맞선 7회말, 한화에서 가장 발이 빠른 대주자 이원석의 2루 도루를 정확한 송구로 저격해 내며 흐름을 끊어버렸다. 기세가 오른 한준수는 8회초 타석에서 한화 필승조 박상원을 상대로 승부를 뒤집는 결승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포효했다. 한준수가 뚫어낸 혈을 이어받아 고종욱의 추가 적시타까지 터지며 KIA는 6-4의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공격과 수비, 투수 리드까지 모든 면에서 포수가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한 '한준수 데이'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한준수의 야구는 롤러코스터였다. 타격 재능은 인정받았지만, 수비 불안과 멘탈의 약점을 노출하며 추락했다.

김태군 빠졌는데 이렇게 든든하다고? KIA 한준수의 '미친 맹활약'… 작년 눈물 쏟던 그 포수 맞나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NC다이노스 대 KIA타이거즈의 경기, 8회 말 KIA타이거즈 한준수가 정규시즌 1호 홈런을 날리고 있다.뉴시스

김태군 빠졌는데 이렇게 든든하다고? KIA 한준수의 '미친 맹활약'… 작년 눈물 쏟던 그 포수 맞나
KIA 한재승ㆍ한준수 배터리가승리를 지켜낸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시즌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 귀국길, 이범호 감독은 그 누구보다 한준수의 이름을 많이 입에 올렸다.

"포수는 여리면 안 된다. 네가 여리면 투수는 더 여려진다. 홈런 맞고 투수가 던지고 싶어 했다고 말하는 건 비겁한 변명"이라며 호된 질책을 쏟아냈다. 작년 시즌 중 벤치의 따끔한 질책에 눈물을 글썽였던 '여린 포수' 한준수에게, 감독은 "양의지도, 강민호도 20대 중반에 주전을 꿰찼다. 너도 혼나고 깨지면서 그 자리에 올라야 한다"라며 독한 멘탈과 홀로서기를 주문했다.

작년 치어리더 출신 김이서 씨와 백년가약을 맺으며 가장의 책임감까지 더해진 '새신랑' 한준수는 이범호 감독의 그 간절한 바람에 완벽하게 응답하고 있다.

김태군의 예기치 않은 결장이라는 위기 속에서, 그를 대신할 긴급 콜업(주효상)이 이루어졌음에도 흔들림 없이 안방을 지켜냈다.
그저 타격이 좋은 포수 유망주를 넘어, 승부처에서 마운드를 이끌고 상대의 숨통을 끊어놓는 진정한 사령관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올겨울 김태군의 FA 등 내야진의 다양한 변수가 예고된 KIA에게, 20대 중반 한준수의 완벽한 환골탈태는 10승 투수의 등장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다. 호랑이 군단의 진정한 세대교체와 장기 집권의 열쇠, 그 눈부신 시작이 새신랑 한준수의 든든한 미트질 속에서 경쾌한 소리를 내며 영글어가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