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부상 이탈 직후 초고속 대체 발탁… 어린이날 데뷔 후 2경기 3홈런 대폭발
최형우·위즈덤 이탈로 헐거워진 '장타력' 단숨에 해결
박재현 등장으로 외야보다는 1루수가 팀 퍼즐에 적합
작년 한화 리베라토 사례 존재… 6주 단기 알바생이 안방 꿰찰까
KIA 타이거즈 아데를린 로드리게스.KIA 타이거즈 제공
[파이낸셜뉴스] "해럴드 카스트로, 혹시 떨고 있니?"
지금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안팎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다. KIA 타이거즈 프런트의 빠르고 과감한 '대체 외인 공수 작전'이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카스트로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긴급 투입된 아데를린 로드리게스(35)가 단 두 경기 만에 기존 외국인 타자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지워버렸기 때문이다.
당초 KIA 벤치의 고민은 깊었다. 카스트로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 이탈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타선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했다. KIA 프런트는 지체하지 않았다. 부상 진단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데를린과 6주 단기 계약을 맺고 곧바로 비행기에 태웠다.
그리고 어린이날인 5일 1군 무대에 첫선을 보인 아데를린은, 데뷔전 첫 타석 스리런 홈런을 포함해 2경기에서 무려 3개의 대포를 쏘아 올리며 리그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아데를린의 합류는 단순히 빈자리를 채운 것을 넘어, 현재 KIA 타선이 가장 목말라하던 '가려운 곳'을 완벽하게 긁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KIA는 베테랑 최형우와 거포 패트릭 위즈덤이 작년 전력에서 이탈하며 중심타선의 장타력이 감소했다.
김선빈은 냉정하게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는 아니고, 나성범은 올 시즌 많이 부진하다. 김도영이 집중 견제를 당할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데를린이 합류하자마자 120m, 125m짜리 대형 아치를 펑펑 그려내며 호랑이 군단에 잃어버렸던 발톱을 달아주었다. 콘택트와 타점 생산 능력은 쏠쏠하지만, 장타율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카스트로와는 완전히 다른 결의 파괴력이다.
무엇보다 현재 KIA의 '팀 뎁스'와 아데를린의 포지션 궁합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다. 최근 KIA는 '신형 엔진' 박재현이 외야 한자리를 꿰차며 맹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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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카스트로.연합뉴스
기존의 외야 자원인 카스트로가 복귀하더라도 교통정리가 다소 애매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반면, 아데를린의 주 포지션은 KIA에 가장 필요했던 1루수다. 데뷔전에서 안정적인 포구와 날렵한 호수비를 선보이며 수비력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팀의 포지션 밸런스만 놓고 보면, 외야수 카스트로보다 1루수 거포 아데를린이 현재의 KIA와 훨씬 더 잘 맞는 옷이다.
상황이 이쯤 되니, 야구계에서는 조심스럽게 '대체 외인의 정식 계약 전환'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제도가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선례도 이미 존재한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는 부상당한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리베라토의 기량이 뛰어나자, 아예 시즌 끝까지 동행하는 정식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아데를린이 남은 6주 동안 지금과 같은 장타력과 1루수로서의 안정감을 계속 증명해 낸다면, KIA 역시 굳이 카스트로의 복귀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물론,아직은 지켜봐야한다. 약점이 노출되고도 잘 할 수 있는지 여부는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 장타력에 비해 선구안도 미지수다. 작년 패트릭 위즈덤도 홈런 능력 하나는 탁월했다.
다만, 득점권 타율과 컨택 능력이 아쉬웠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KIA 프런트의 신속한 판단과,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괴력을 뿜어내는 도미니카 거포. 우연처럼 시작된 6주짜리 짧은 동행이, 어쩌면 2026시즌 호랑이 군단의 가을야구를 이끄는 가장 완벽한 '신의 한 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