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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마운드 밟기전엔 못 돌아간다" 배수의 진 고우석, 트리플A까지 '잘근잘근' 씹어먹는 중

입력 2026.05.14 09:57수정 2026.05.14 09:57
2이닝 3K 무실점 완벽투… 트리플A 복귀 후 5이닝 연속 '0의 행진'
피안타율 .118 + WHIP 0.80… 이 정도면 디트로이트도 응답해야 할 '무력시위'
"MLB 마운드 밟기전엔 못 돌아간다" 배수의 진 고우석, 트리플A까지 '잘근잘근' 씹어먹는 중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대한민국 투수 고우석이 9회초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뒤 포효하고 있다.뉴스1

[파이낸셜뉴스] "내 사전에 포기는 없다."
친정팀 LG 트윈스의 절박한 SOS도, 보장된 마무리 보직도 그의 '독기'를 꺾지 못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향해 3년째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고우석(28·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 트리플A 무대까지 완벽하게 장악하며 빅리그 콜업을 향한 마지막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트리플A 팀인 털리도 머드 헨스 소속 고우석은 13일(한국 시간) 네브래스카주 파필리온의 워너 파크에서 열린 오마하 스톰체이서스(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와의 경기에 등판,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고우석은 팀이 18-1로 크게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승부가 이미 기운 상황이었지만, 고우석의 집중력은 실전 그 이상이었다. 8회 첫 이닝을 삼진 2개를 곁들여 가볍게 삼자범퇴로 요리한 고우석은 9회에도 선두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오마하 타선을 윽박질렀다. 후속 타자에게 안타 하나를 내주긴 했지만, 흔들림 없이 유격수 땅볼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최근 페이스다. 지난달 9일 더블A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지만, 고우석은 거기서 무너지지 않았다. 한 달간 더블A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6이라는 '비현실적'인 성적을 찍으며 무력시위를 펼쳤고, 지난 9일 트리플A로 재승격되자마자 2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총 5이닝)를 이어가고 있다.

"MLB 마운드 밟기전엔 못 돌아간다" 배수의 진 고우석, 트리플A까지 '잘근잘근' 씹어먹는 중
연합뉴스

사실 최근 한국 야구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고우석의 KBO 복귀 여부'였다. 친정팀 LG 트윈스의 상황이 워낙 절박했기 때문이다. LG는 마무리 유영찬이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되는 대형 악재를 맞았고, 2연패를 노리는 구단 입장에선 고우석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간절했다.

실제로 LG 프런트는 고우석 측에 한층 적극적으로 복귀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우석의 대답은 단호한 "NO"였다.

트레이드와 방출 대기(DFA)라는 메이저리그의 차가운 생리 속에서도 그는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자존심과 빅리그 마운드에 서겠다는 꿈을 선택했다. 편안한 안방 대신 가시밭길을 택한 고우석의 독기가 마이너리그 마운드에서 그대로 뿜어져 나오고 있는 셈이다.

현재 고우석의 시즌 스탯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트리플A와 더블A를 통틀어 12경기 20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 중이다. 특히 피안타율이 0.118에 불과하고,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80에 수렴한다. 타자들이 그의 공을 건드리지도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삼진 28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단 8개. 제구력과 구위 모두가 빅리그급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LG의 거액 제안과 안정적인 생활을 뒤로하고 택한 미국 잔류. 과연 고우석의 이 지독한 고집이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승격이라는 달콤한 열매로 돌아올 수 있을까. 전 세계 야구팬들의 시선이 디트로이트 불펜의 움직임에 쏠리고 있다.

고우석의 마운드는 아직 식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시간도 멀지 않아 보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