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타격도 되는 '호령이' 호랑이보다 무섭다

입력 2026.05.20 18:24수정 2026.05.20 18:37
개인 최다 홈런 기록까지 1개 차
타율 0.294로 상승 장타력 탑재
'호령존'으로 수비력 검증 완료
생애 첫 FA 대박 기대 높아져
타격도 되는 '호령이' 호랑이보다 무섭다
김호령이 생애 최초로 하루에 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구단 역사상 단 7명밖에 없는 대기록이다. KIA 타이거즈 제공
야구계에서 수비력 하나만으로 확고한 존재감을 인정받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외야 전체를 자신의 안방처럼 드나들며 '호령존'이라는 고유명사를 만들어낸 KIA 타이거즈의 외야수 김호령(33)이 바로 그런 투수들의 든든한 보디가드였다. 하지만 늘 그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2할대 초반에 머물던 아쉬운 타격이었다. 그랬던 그가 생애 가장 중요한 무대를 앞두고 마침내 방망이까지 뜨겁게 장착했다. 지독한 FA 압도감을 이겨내고 공수겸장으로 진화 중인 김호령이 커리어 최고의 날을 완성했다.

김호령은 지난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그야말로 '인생 경기'를 펼쳤다.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홈런 3방을 포함해 4타수 4안타 1볼넷 4타점 4득점이라는 경이로운 성적으로 14-0 대승의 중심에 섰다. 4회말 나성범과 함께 백투백 아치를 그리며 시동을 걸더니 7회와 8회에는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광주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타이거즈 구단 역사상 단 7명밖에 없는 '1경기 3홈런'의 대기록이자,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순간이었다.

이날 폭발로 김호령의 시즌 홈런은 단숨에 7개로 늘어났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인 8개(2016년)에 단 1개 차이로 다가선 것이다. 과거 124경기를 뛰며 얻어낸 수치를 올해는 단 43경기 만에 턱밑까지 추격했다. 산술적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넘어 15개 이상도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다. 지독했던 5월 초 슬럼프를 비디오 분석과 폼 교정으로 정면 돌파하더니, 타율마저 0.294까지 수직 상승시켰다. 장타력과 정교함을 모두 손에 넣은 셈이다.

이러한 김호령의 대각성은 다가오는 겨울, 그에게 엄청난 보상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김호령은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생애 첫 FA 시장에 나간다. 시장에서 그의 가치는 이미 계속 치솟고 있다. 대체 불가능한 중견수 수비력은 이미 검증이 끝났고, 여기에 2할 9푼대의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과 두 자릿수 도루를 할 수 있는 외야수라면 시장의 표적이 되기에 충분하다.

마침 KIA의 내부 단속 여건도 김호령에게 웃어주고 있다.
이번 시즌 KIA의 내부 FA 대상자는 김태군과 김호령 정도로 대형 매물이 적어 구단이 김호령의 잔류에 온전히 자금과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돼 있다. 이는 큰 행운이다. 든든한 수비 뼈대에 타격이라는 화려한 살점을 붙여가고 있는 김호령. FA 직전 시즌이라는 잔인한 압박감 속에서도 후배들의 활발한 에너지에 자극받아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 내고 있는 그에게 '대박'의 서막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