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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의 수 6개 중 1개 적중, 이게 말이 되나?… 실력도 없는데 하늘마저 버린 韓 축구

입력 2026.06.27 17:00수정 2026.06.27 18:03
디애슬레틱·옵타가 장담했던 '90% 생존율'의 처참한 배신
상상 초월한 '연속 역배'의 나비효과
스페인 승리 빼고 5개 대진 모조리 '꽝'
에콰도르 이변부터 야속한 무승부 릴레이까지
경우의 수 6개 중 1개 적중, 이게 말이 되나?… 실력도 없는데 하늘마저 버린 韓 축구 [2026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1-0으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뉴스1

[파이낸셜뉴스] 아무리 경우의 수가 부질없는 확률 게임이라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다. 우리가 실력이 없어 자력 진출을 걷어찬 것은 그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하지만 지독한 벼랑 끝에서 지켜본 타 구장의 스코어보드는 야속함을 넘어 잔인할 지경이다. 대한민국 축구를 살릴 수 있었던 총 9개의 주사위 중, 하늘이 허락한 것은 단 한 개뿐이었다. 이쯤 되면 실력이 없는 한국 축구를 하늘마저 철저히 버렸다고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홍명보호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 충격패를 당하며 조 3위(1승 2패·승점 3·골득실 -1)로 추락했을 때만 해도, 전 세계 축구 통계 매체들은 한국의 32강행을 낙관했다. '옵타'와 '디애슬레틱' 등 내로라하는 분석 기관들이 제시한 한국의 생존 확률은 무려 90%에 육박했다.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대회 체제상, 1승만 거둬도 3위 그룹 상위 8개 팀에 턱걸이하는 것은 산술적으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목숨줄을 쥐고 흔들 수 있었던 경우의 수는 무려 9개나 깔려 있었다. 독일의 에콰도르전 승리, 일본의 스웨덴전 대승, 호주와 파라과이의 승패 분리, 세네갈과 이라크의 무승부 등 이 중 몇 개만 맞아떨어져도 홍명보호는 앉아서 32강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경우의 수 6개 중 1개 적중, 이게 말이 되나?… 실력도 없는데 하늘마저 버린 韓 축구 [2026 월드컵]
스페인 윙어 알렉스 바에나가 26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서 열린 우루과이와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서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한국에게는 희망의 불씨였다.연합뉴스

그러나 26일과 27일에 걸쳐 일어난 일들은 축구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잔혹한 역배'의 연속이었다.

에콰도르가 전차군단 독일에 대이변을 일으키더니, 일본과 스웨덴, 호주와 파라과이는 약속이라도 한 듯 사이좋게 무승부를 거두며 한국의 생존 계산기를 완전히 부숴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한 골 차 싸움을 기대했던 세네갈은 이라크를 5-0으로 융단폭격하며 한국의 골득실마저 집어삼켰다.

지금까지 펼쳐진 6개의 대진 중 한국의 기도대로 흘러간 것은 27일 오전 스페인이 우루과이를 1-0으로 잡아준, 딱 그 한 경기뿐이었다.

이 기적 같은 확률을 뚫고 6개 중 5개의 결과가 도미노처럼 엇나간 셈이다. 이 기막힌 '올 꽝'의 나비효과 탓에 한국 축구는 현재 와일드카드 턱걸이 마지노선인 '8위'까지 밀려났다.

경우의 수 6개 중 1개 적중, 이게 말이 되나?… 실력도 없는데 하늘마저 버린 韓 축구 [2026 월드컵]
가장 말도 안되는 확률로 빗나가버린 에콰도르의 독일전 승리.연합뉴스

물론 스스로 자력 진출의 기회를 날려버린 대표팀의 무기력한 졸전이 만악의 근원이다. 실력이 있었다면 남의 나라 발끝을 보며 노심초사할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90%의 확률마저 비웃듯 모든 경우의 수가 한국 축구의 심장을 정조준해 빗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팬들의 심정은 처참하다 못해 허탈하다.

실력도, 투지도 없었던 홍명보호에게 하늘마저 마지막 행운의 손길을 거둬들였다.

단 하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잔인한 28일 최종전 앞에서, 한국 축구는 그렇게 산소호흡기 한 줄에 매달린 채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