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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 씻고 적지에 태극기 꽂았다! 中·日 연파한 이민성, 'AG 4연패' 위업 남기고 명예로운 퇴장

입력 2026.10.04 10:13수정 2026.10.04 10:13
판다컵·U-23 참사 완벽 설욕… 중국·일본 차례로 꺾은 통쾌한 '복수극'
박수칠 때 떠난다… 결과 증명한 이민성, 명예회복 후 지휘봉 반납

굴욕 씻고 적지에 태극기 꽂았다! 中·日 연파한 이민성, 'AG 4연패' 위업 남기고 명예로운 퇴장
3일(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이민성 감독이 1-0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한국 축구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월드컵 참사와 수뇌부 사퇴로 침몰해가던 한국 축구를 구한 것은 이민성호의 '투혼'이었다. 과거의 수모를 완벽하게 되갚아준 짜릿한 복수극이자, 아시안게임 사상 초유의 4연패라는 전인미답의 대위업을 달성한 화려한 피날레였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을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대회부터 이어진 4회 연속 우승이라는, 아시아 축구 역사에 영원히 남을 금자탑이다.

무엇보다 이번 우승은 철저하게 짓밟혔던 자존심을 되찾은 '완벽한 복수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민성호는 대회 전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었다. 지난해 11월 중국 판다컵에서는 중국에 0-2로 패하는 굴욕을 겪었고, 올해 초 U-23 아시안컵에서는 사실상 21세 이하(U-21)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패하며 4위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굴욕 씻고 적지에 태극기 꽂았다! 中·日 연파한 이민성, 'AG 4연패' 위업 남기고 명예로운 퇴장
3일(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선수들이 1-0 승리를 거둔 뒤 이민성 감독을 헹가레 하며 금메달 확정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본무대는 달랐다. 이 감독은 배준호, 엄지성 등 유럽파 9명과 '군필' 이영준을 합류시켜 금메달을 위한 '완전체'를 꾸렸다. 그리고 4강에서 중국을 2-1로 제압하며 판다컵의 악몽을 지웠고, 결승에서는 적지 일본 안방 한가운데서 보란 듯이 1-0 신승을 거두며 완벽한 참교육에 성공했다.

과정은 험난했다. 일본 현지의 열악한 훈련 환경과 이동 문제 등 각종 악재가 겹쳤지만, 이 감독은 흔들림이 없었다. 4-2-3-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공수 밸런스를 잡았고, 중국전에서는 배준호의 위치를 측면으로 옮겨 역전골을 끌어내는 등 날카로운 전술적 승부수도 빛났다.

이로써 이민성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일본 심장'에 비수를 꽂은 영웅으로 남게 됐다. 1997년 도쿄대첩 당시 짜릿한 중거리 역전포의 주인공이었던 그는, 이제 지도자로서 적지에서 일본을 꺾고 한국 축구에 아시안게임 4연패를 선물했다.

굴욕 씻고 적지에 태극기 꽂았다! 中·日 연파한 이민성, 'AG 4연패' 위업 남기고 명예로운 퇴장
3일(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전반 한국 이민성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이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당초 2028년 LA 올림픽까지 팀을 이끌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예선 일정 등의 문제로 대한축구협회가 사령탑 이원화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LA 올림픽은 이미 김은중 감독 체제로 준비에 돌입했다.

월드컵 조별리그 조기 탈락과 협회장 및 A대표팀 감독 동반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킨 최후의 보루였다. 비판의 화살을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묵묵히 칼을 갈았던 이민성 감독은 가장 완벽한 성적표를 제출하며 명예롭게 벤치를 떠나게 됐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