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장영 “영화 ‘어우동’, 우리 사는 세상 같더라”(인터뷰)

2014.12.15 17:26  



어우동.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하룻밤을 꿈꾸게 만들 정도의 미모를 지닌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어우동: 주인 없는 꽃(이하 어우동)’은 한 여인이 남편에게 상처 받은 후 양반이라는 신분을 버리고 어우동이라는 이름의 기녀로 변신히 복수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배우 유장영은 ‘어우동’을 통해 첫 스크린 데뷔를 했다. 그는 극단에서 차근차근 쌓은 연기 경험을 ‘어우동’에서도 유감없이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장영은 극 중 실제 역사 속에서도 이동의 조카이자 그의 견제를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왕의 자리를 지켜낸 성종 역을 맡았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어우동(송은채 분)에게 반해 정사에 소홀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근엄한 왕의 모습부터 어우동에게 반해 사랑에 빠진 사내의 깊이 있는 눈빛까지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장영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긴장 반, 설렘 반을 안고 있는 상태였다. 스크린 데뷔작에서 왕 역을 맡았으니 현장의 모든 것이 신기했을 터. 그는 촬영 중 있었던 여러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나갔다.

“드라마를 하면서 사극 장르를 경험해봤지만 영화는 처음이라 더 긴장됐어요. 저에게 왕이라는 엄청난 역할을 맡겨주셨기에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죠. 지금까지 제가 했던 배역 모두 감사하고 소중하지만, 이번 역할은 더욱 의미가 있는 작품이에요. ‘어우동’으로 유장영이라는 배우를 대중들에게 전하는 계기가 됐거든요. 평소 감사하다는 말을 좋아하는데, 성종 역할은 정말 감사한 배역이에요.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유장영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운은 ‘밝음’이다. 그동안 작품을 통해서도 이러한 모습들을 보여왔다. 근엄하게 보여야 하는 왕 역할이 그에게는 쉽지 않은 숙제였음은 분명한 일이다.

“아무래도 왕이기 때문에 평소 습관부터 고쳐야 했어요. 촬영 전부터 내내 뒷짐을 많이 지고 다녔었죠. 사람들하고 대화를 하면서도 평소 말투가 아닌 침착하고 차분하게 말을 했죠. 톤도 낮춘 데다가 할 말만 하면서 무거운 에너지를 만들려고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왕 아닌 왕처럼 행동했던 것 같아요.”


‘어우동’은 유장영에게 날아든 천금 같은 기회였기에 더욱 공을 들이고 열심히 노력했다. 때문에 캐릭터에 빠져 나오기도 쉽지 않은 일이었을 터.

“다양한 성종 캐릭터가 존재하지만, 저는 화려하지만 쓸쓸하고 외로운, 그래서 불안한 성종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어우동을 보면서 느끼는 닮음에 대한 그리움과 동정심을 표현하려 했어요. 그때그때 감정 몰입이나 변신이 자유로우면 좋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캐릭터에 빠져서 잘 나오지 못하는 후자가 되려 해요. 관객이나 대중에게 더욱 기억에 남는 건 배역이기에 떠나보내기 아쉽거든요. 발랄한 역이었으면 개구쟁이 같은 면이, 고독하고 공허한 역이면 가을을 타듯이 그 느낌이 살아있는 것 같아요.”

유장영은 ‘어우동’을 ‘우리가 사는 세상’으로 표현했다. 그만큼 그에게 있어서 ‘어우동’은 소중한 작품이자 앞으로도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간직될 것이다.

“저에게 있어 ‘어우동’은 우리가 사는 세상 같아요. 어찌 보면 일상 같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권력이나 명예에 대해 욕심내기도 하는 우리들의 모습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은 사람들을 알게 해준 작품이에요. 모든 것이 신기한 숫총각 같기도 하면서 울타리 안에 있는 가족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가족이 피를 나눠야만 가족이라 부르는 것이 아닌, 촬영 내내 같이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그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스물세 살 유장영이 처음으로 도전해보고 싶었던 꿈은 배우였다. 처음으로 어머니를 거스르고 꿈을 찾았던 시절도 어언 10년이다.

늦었다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이른 시기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뜨거운 무언가가 있기에 성공하리라는 확신이 존재했다.

“배우라는 직업은 제가 처음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꿈이고 설렘과 긴장감을 주면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줘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것도 확실하고 배울 것도 많다는 것을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고 있어요. 하지만 마음 속 뜨거운 열정이 있기에 미래를 걱정하지 않아요. 밝은 배우, 따뜻한 배우로 사람들이 일상의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웃게 만들고 싶어요.”

한편 유장영을 비롯해 송은채, 백도빈, 여욱환 등이 출연하는 ‘어우동’은 내년 1월 1일 극장가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fn스타 fnstar@fnnews.com 조정원 기자 사진 김현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