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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신예’ 한서준, 아이돌 대신 배우 택한 이유(인터뷰)

2017.09.15 17:45  




오랜 연기 경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일수록 훌륭한 배우의 정의에 대해 물으면, '실력보단 인성을 먼저 갖춘 배우'라고 답한다. 아무리 연기를 잘한다 해도, 작품이란 다른 출연자들이나 제작진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협업이기 때문일 터다.

그래서 신인 배우와 계약을 할 때도 실력을 검증하기 전에 인성이나 자세부터 살피는 소속사들이 많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한서준은 '준비된 신인'의 느낌이 다분하다. 건강한 사고방식을 지녔고, 예의 바르고 참한 매력이 있다. 엘아이엠엔터테인먼트 임태형 대표가 한서준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점 때문일 것이다.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를 지닌 한서준의 첫인상은 아이돌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연습생 기간도 잠시 거쳤지만, 춤과 노래보다는 연기에 열망이 컸던 그에겐 맞지 않는 옷이었다. 처음부터 원하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연습도 쉽지 않았다.

한서준은 93년생, 이제 스물 다섯살의 풋풋한 청춘이지만 일찍 군대에 다녀온 '군필자'다. 대학교 1학년 마치고 바로 군에 입대했고, 그때 배우에 대한 꿈이 더 확고해졌다.


"군대 전역하고 나서 스물 두 살 때부터 배우의 꿈이 확고해졌어요. 제가 원래는 음악을 했거든요. 작곡 전공인데, 스무살 때 작곡으로 회사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너무 기계적으로 곡을 쓰게 하더라고요. 하루에 열곡, 다섯곡씩 쓰라고 해서 많이 지쳤었고 그러다 군대에 갔죠."

한서준에게 배우의 매력을 확실하게 보여준 건 다름 아닌 황정민이다. 그가 출연하는 영화를 모두 챙겨봤고, 팬을 자청하는 한서준은 좋아하는 배우의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반짝이며 대화에 몰두했다.

"황정민 선배님을 너무 좋아해요. 연기를 시작한 것도 어찌 보면 그 분 때문인데, 최근에 '군함도'를 봤거든요.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 감동 받았죠. 황정민 선배님의 연기는 볼 때마다 달라요. 비슷한 역할을 해도 자기만의 색깔을 찾고 본인 안의 연기를 입히는 거 같아요. 대단해요."

전역 후 온갖 아르바이트들을 통해 돈을 모은 한서준은 연기 학원에 등록하고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학원에 3개월 정도 다녔지만 예상했던 것과 조금 달랐고, 그만둔 뒤엔 배우 구인 사이트 등에 프로필을 올리기 시작했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처럼, 이틀 뒤 바로 연락이 와서 큰 광고를 찍게 됐다. 그곳에서 만난 매니저의 소개로 지금의 회사도 만났다.

"요즘은 오디션을 많이 보고 있어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오디션장 들어가기 전에 심장이 너무 벌렁거렸거든요. 대본도 생각이 안 날 정도였는데, 어느 순간 마인드 컨트롤을 하기 시작했죠. '되든 안되든 열심히 하자'고 생각하고 나니 이제는 전처럼 안 떨리는 거 같아요. 제가 더 잘해야죠."



최근 한서준은 웹드라마 '밤부: 밤 9시, 내 이야기를 부탁해'에서 모델 출신 배우 현준과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이 출연한 에피소드는 '이곳은 남제관이다'로, 브로맨스를 다룬 내용이다. 젊은 제작진들이 모인 현장이라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스태프 중에 여자분들이 많아서 잘 챙겨주셨어요. 키 크고 반들반들한 남자 배우 둘이서 하니까 좋아해주시더라고요. 하하. 웹드라마 자체가 좀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많이 진행되는 거 같아요. 또래들이 많다 보니까 같이 커가는 느낌도 들고요."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한서준의 또 다른 장점은 구김이 없다는 점이다.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그늘이 없고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교회에서 만난 누나를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순정파'이기도 하고, 운동신경이 남다른 상남자의 매력도 갖고 있다.

"제가 모든 예체능을 다 좋아해요.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어요. 어머니 꿈이 피아니스트이셨거든요. 한 때 체대 입시를 준비할 정도로 운동하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요. 몸 쓰는 건 잘할 자신이 있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도 출연해보고 싶어요."

배우로서 첫 발을 디딘 한서준의 꿈은 '평생 연기를 하는 것'. 연기에 대한 진지한 자세, 남다른 예의와 친화력이 왠지 롱런을 예감케 하는 만남이었다.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 사진=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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