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혈전으로 치닫는 준PO, 기다리는 삼성이 희미하게 미소짓는 이유

준PO 최소 4차전 이상으로
양 팀 불펜들, 매 경기 총력전으로 맞불
큰 경기 경험 부족·부상 많은 삼성에는 희소식
중요한 것은 내부 전력...코너 시볼드, 오승환 등 상태가 관건

2024.10.07 10:41  


[파이낸셜뉴스] 준PO가 혈전으로 치닫고 있다.

LG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잡아내면서 이제 준PO의 향배는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게 됐다. 이 상황을 가장 기쁘게 바라보고 있는 팀은 역시 삼성이다. 기쁘다기보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삼성은 이번주 일요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갖는다.

삼성이 가장 생각하기 싫은 시나리오는 3차전에서 한 팀이 3연승을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2차전은 삼성에게도 중요했다. 왜냐하면 kt는 3차전에서 LG에게 강한 벤자민을 예고했다. 자칫해서 2차전도 kt가 가져가게 되면 3차전은 급격하게 분위기가 kt쪽으로 쏠려버린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3차전에서 준PO가 끝나게되면 무려 4일을 쉬고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체력적인 부담은 모두 사라지게 되고, 오히려 상승세를 고스란히 갖고 플레이오프에 임하게 된다. 여기에 kt와 LG는 모두 작년 한국시리즈를 치렀던 팀들이다. 최근 매년 상위권에 있었던 팀들이고, 가을야구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어떤 팀이 올라와도 심리적으로 삼성이 우위를 차지하기는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이제 준PO는 최소 4차전까지 흘러가게 되었고, 5차전 가능성도 충분하다. 어떤 팀이 승리하든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LG는 에르난데스를 불펜으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부친상을 당한 유영찬도 팀을 위해서 합류했다.

kt도 승리하기 위해서는 팀의 가장 큰 자산인 김민, 김민수, 소형준, 손동현, 박영현 등을 계속 투입해야 한다. kt는 이강철 감독의 말마따나 지키는 야구를 하는 팀이다. 어찌됐건 체력은 계속 깎이고 있는 셈이다. 삼성이 체력적인 그리고 투수 로테이션적인 우위에 설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이다.

삼성은 현재 투수력에 구멍이 나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필승조 최지광이 빠진 것이 가장 뼈아프다. 여기에 용병 코너 시볼드도 지난 9월 12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오른쪽 견갑 부위에 통증이고 미세하다고는 하지만 큰 경기인만큼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삼성 왕조 시절 주축이었고 통합 4연패의 주역이었던 오승환은 이번 시리즈에서는 크게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비록 지난 2일과 4일 퓨처스에서 좋은 투구를 했다고 해도, 1군에서 후반기 보여준 충격파를 완전히 지우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큰 경기에서는 타선보다는 투수 운영이 더 큰 향배를 좌우한다. 큰 경기 경험을 해보지 못한 선수가 거의 없었던 2010년대 전성기 시절과는 달리 이제는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너무 많다. 따라서 페넌트레이스 2위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삼성은 2015년 이후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2015년 당시에 통합 5연패를 목전에 뒀으나 도박 사건이 터지며 윤성환, 임창용 등이 모두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두산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 이후 차우찬, 최형우, 박석민 등 왕조의 주역들이 모두 FA로 이탈하며 삼성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추락에는 날개가 없었다. 2021년 가을야구에 진출하기 전까지 무려 5년 연속으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만약, 이번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되면 무려 9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인 셈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의 전력이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차분하게 훈련을 하면서도 LG와 kt의 혈전에 자꾸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