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7월 팀 내 최고 타율, KIA의 자존심을 지킨 솔로포...KIA 7연패 속 유일한 희망

신인 투수에게 속절없이 당하던 KIA의 자존심 지킨 솔로포
7월 월간 타율 0.328, 팀내 주전 선수 중 가장 높아

2025.07.30 14:11


[파이낸셜뉴스] 7월 29일 두산의 선발 투수는 최민석. 최민석은 작년 서울고를 나온 신인투수다. 그런데 KIA는 최민석에게 속절없이 당했다. 6회까지 고작 안타를 1개밖에 때려내지 못했다. 투구수는 70여개밖에 되지 않았다. 스코어도 0-7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경기는 넘어갔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자존심이 살짝 상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반대급부로 KIA가 이렇게까지 최민석에게 당한 것은 현재 KIA의 팀 상황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를 대변하는 대목이었다. 7연패, 그리고 한 줄기 반등의 불빛. KIA가 이날 경기에서 위안을 삼을 만한 것은 고종욱과 나성범의 활약 뿐이었다.


경기 결과는 졌지만, 1번 타자 고종욱의 방망이는 결코 지지 않았다. 2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 KIA는 6-9로 패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팀의 분위기를 일으킨 이는 단연 고종욱이었다. 6회 2사, 풀카운트 싸움 끝에 최민석의 135km 변화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팀이 0-7로 뒤진 상황이었지만, 이 한 방은 침체된 팀 분위기를 깨뜨리는 결정적 포문이었다. 이후 김태군과 나성범의 홈런이 잇따랐고, KIA는 6점을 따라갔다.

그의 시즌 기록은 지금이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경기에서 타율 0.341, OPS 0.843. 7월 한 달간은 풀타임 출전에 0.328을 기록하며 꾸준함을 입증했다. 7월 한달만 보면 KIA 주전 선수중 가장 타율이 높다. 팀 특히 1번 타자로서의 성적은 더욱 돋보인다. 1번 타순에서의 타율은 무려 0.388. 출루와 찬스 메이킹을 동시에 해내며 팀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해주고 있다.

6월 29일 LG전에서 LG 치리노스를 상대로 3안타를 몰아친 뒤 눈물을 보였던 고종욱은 그 이후 꾸준한 반등을 이어왔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고, 시범경기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그였다. "올해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다"라고 밝힌 그였다.



하지만 이우성과 최원준이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며 그에게는 다시 기회가 왔다. 대타 요원이 아닌, 확실한 1군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타이밍이다. 김호령과 더불어서 KIA의 외야를 진두지휘 하고 있다.

물론 숙제도 남아 있다.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은 0.235로, 우완 상대 0.369와 비교해 격차가 크다. 이 부분을 극복하지 못하면 이창진과 1번 자리를 나눠 써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득점권 타율 0.364, 주자 있을 때 타율 0.353은 그런 불안을 덜어주는 지표다. 상황에 따른 편차 없이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다는 뜻이다. 주가가 있든 없든, 접전상황이든 아니면 크게 지고 있는 상황이든 언제나 자신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어쩌면 이번 시즌이 그의 마지막 전성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 기회를 꽉 붙잡고 있다. 그리고 누구보다 절박하게, 간절하게 야구를 하고 있다. 눈물의 홈런, 그리고 다시 시작된 전성기. KIA의 끝자락에서 고종욱은 다시 일어섰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