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녀'는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월드프리미어와 토론토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에 이어, 2025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소녀’(女孩, 감독 서기, 출연 로이 추·9m88·바이 샤오잉, 수입·배급 오드)는 1988년 어둠에서 벗어나길 바랐던 소녀 ‘샤오리’가 미국에서 전학 온 자유로운 친구 ‘리리’를 만나 빛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서기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섬세한 감성과 독보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연출로 주목받았다.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감성적인 색감, 밀도 있는 서사, 수려한 연출력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감독상을 수상한 서기는 “허우 샤오시엔 감독님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 작품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스승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이어 “‘소녀’는 과거의 나에게 헌정하는 영화”라고 밝히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앞으로는 배우보다 감독에 더 매진할 것”이라며 연출자로서의 새로운 행보를 예고했다.
서기는 영화 ‘밀레니엄 맘보’, ‘자객 섭은낭’ 등을 통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특히 칸, 베를린, 베니스 3대 국제영화제에서 모두 심사위원을 맡은 최초의 대만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첫 연출의 계기에 대해 “20년 넘게 수많은 감독님과 작업하며 배우로서 여러 시나리오를 읽고 연기하다 보니, 이제는 내 시선을 담은 이야기를 직접 써보고 싶었다”며 “여성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다음 세대 여성 영화인들에게 영감을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기는 2011년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제안으로 시나리오 집필을 시작했으며, 14년에 걸쳐 완성된 첫 장편 영화 ‘소녀’로 감독으로서 새로운 도약을 이뤘다.
한편, 서기의 첫 연출작 ‘소녀’는 2026년 상반기 국내 개봉 예정이다.
hjp1005@fnnews.com 홍정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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