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수장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핵심 전력인 일본인 선수들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을 내심 바랐다.
다저스에는 3년 연속이자 개인 통산 4번째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오타니 쇼헤이, 올해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한 야마모토 요시노부, 그리고 높은 관심 속에 빅리그에 데뷔한 사사키 로키 등 일본 야구대표팀의 핵심 멤버 3명이 포진해 있다.
2023년 WBC 우승국인 일본은 내년 3월 열리는 2026 WBC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로버츠 감독의 발언은 바로 이 시점에 나왔다.
로버츠 감독은 14일 일본 OTT 아베마(ABEMA)와의 인터뷰에서 "WBC가 정말 중요한 대회라는 걸 알고 있다. 우리 팀 일본 선수들이 WBC에 출전한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WBC에 출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실제로 많은 MLB 구단은 WBC가 열리는 3월이 정규시즌 준비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라 소속팀 선수의 출전을 부담스러워한다. WBC 출전이 정규시즌 악재가 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특히 투수에게 WBC 출전이 부담스럽다는 점을 짚었다.
"야마모토는 올해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사사키는 부상을 당했다. 2026시즌을 대비해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저스만 생각하면, 2026 MLB 시즌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월드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게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2024년 지명타자로만 뛴 오타니는 올해 투타 겸업을 재개했다. 야마모토는 올해 정규시즌에 173.1이닝 포스트시즌에 37.1이닝을 던지는 강행군을 펼쳤다. 사사키는 MLB 적응에 애를 먹었고,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오타니는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한 14일 "WBC에 관해서는 다저스 구단과 먼저 대화해야 한다. 절차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2023년 WBC에서 투타 겸업으로 일본 우승에 공헌했던 오타니는 내년 WBC에서는 타자로만 출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내년 3월 7일 도쿄돔에서 한국과 2026년 WBC 1라운드 경기를 벌이는 일본. 한국을 포함한 모든 WBC 참가국들이 오타니, 야마모토, 사사키 등 일본인 삼총사의 최종 출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