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박찬호는 예상할 수 있었던 이별…유도영이든 3도영이든 KIA는 김도영을 볼 수 밖에 없다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이탈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김도영의 유격수 전환
햄스트링이 가장 큰 변수
일단 수비는 박찬호 공백 메울 수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타선의 부활... 김도영 부활이 절실
김도영 부활하면 타선은 여전히 막강

2025.11.15 12:37

[파이낸셜뉴스] 박찬호의 이탈 기류가 점점 짙어진다. 공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야구계의 공기는 이미 ‘떠난다’ 쪽으로 기울고 있다. 서울의 한 팀과 계약이 임박했다는 정황까지 들려온다.

사실, 이 흐름은 뜬금없는 충격이 아니다. 이미 작년 겨울부터 롯데 참전설이 파다했고, 무엇보다 KIA는 내부 FA가 6명이어서 모두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KIA 내부에서도 ‘언젠가 맞닥뜨릴 현실’ 정도로 인지하고 있었던 문제였다. 주전 유격수는 팀 전력의 뿌리이며 기둥이다. 출전 경기 수가 말해준다. 7년 연속 130경기 이상, 타율 0.280 전후, 매 시즌 20도루를 기본으로 챙겨가는 ‘확실한 카드’. 이런 유격수라면 어느 팀이든 탐을 낸다. KIA가 아무리 붙잡고 싶어도 시장의 폭풍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문제는, 이 이별이 KIA에 더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KIA는 2025시즌을 위해 거대한 ‘올인’을 선택했다. 내부 FA가 무려 6명이 쏟아져 나오는 구조에서, 2연패를 향한 열망 때문에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더더욱 ‘올해’가 중요했다. 그러나 결과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남은 건 공백이다. 그것도 ‘메우기 가장 어려운 종류’의 공백이다.

김규성, 박민 등 수비만 놓고 보면 두 선수는 박찬호의 그림자를 지울 준비가 되어 있다. 신인급 정현창도 유격수 수비만 놓고 보면 KIA 미래 설계의 퍼즐에 들어갈 유망주다.

그러나 팬들이 잘 알고 있듯, 타격에서 리드오프 박찬호의 총량 가치는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

유격수 포지션은 원래 공격력을 적당히 감수하는 곳이다. 문제는 KIA가 ‘박찬호의 이탈로 발생하는 공격력 - 김도영의 시즌 아웃급 공백’이라는 이중 손실을 이번에 이미 경험했다는 점이다.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97안타…. 이 엄청난 수치가 사라지자 KIA 타선은 실제로 굉장히 무거워졌다. 내야 누구의 공백보다 김도영의 부재가 가장 뼈아팠던 이유다.

그래서 결론은 분명하다. 박찬호의 이탈을 말하려면, 반드시 김도영의 부활을 함께 말해야 한다.

KIA 팬들은 이미 알고 있다. 이제 김도영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되어야 하는 선수라는 사실을.

김도영은 고교 시절 유격수였다. 프로에서도 신인 때 유격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그의 유격수 전향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팬들의 토론 주제였다.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장벽은 햄스트링이다. 좌·우 양쪽을 모두 다쳤다. 유격수는 KBO에서 가장 부상 위험이 큰 자리다.

그 자리에 또 김도영을 세운다는 것은 구단 입장에서도 결단이 필요하다. 만약 또 다치기라도 한다면 그 비판은 감독,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몸 상태가 건강하다는 전제 아래 가장 이상적인 그림도 역시 김도영의 유격수 복귀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5툴 유격수’는 어마어마한 전력 승수를 가져다준다. 한국 야구 역사를 통틀어도 그 가치가 희소한 자원이다.

유격수에서 타격 공백이 난다면 어디선가 반드시 그것을 메워야 한다. 그게 바로 김도영의 몫이다.


김도영이 부활한다면, KIA의 중심 타선은 다시 강력해진다. 김선빈, 김도영, 최형우, 나성범 등 이들이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른다면 KIA의 공격력은 절대 약하지 않다. 김도영은 2024년 우승 당시 팀 타율 3할을 기록했던 타선의 핵심이었고, ‘에이스 리드오프’이자 ‘팀의 심장’이었다. 박찬호가 떠나더라도, KIA는 수비 자원만 놓고 보면 꽤 많은 카드가 있다. 하지만 공격력은 오직 김도영이 살아나야 비로소 완성된다.

박찬호의 이탈은 아쉽지만, 그것만으로 KIA의 미래를 단정할 수는 없다.

팀의 진짜 뿌리는 김도영이다. 아시안게임 출전까지 예정되어 있는 2026년, 김도영의 존재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KIA가 내년을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문장은 “김도영이 살면, KIA도 산다” 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