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조 추첨 윤곽이 드디어 드러났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6일 발표한 조 추첨 포트 배정에서 한국이 사상 최초로 포트2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호가 지난 1년간 ‘포트2 사수’를 외치며 준비해온 로드맵의 산물이다.
두 차례의 11월 평가전에서 연달아 승리를 거두며 FIFA 랭킹 22위를 지켜낸 결과, 한국은 일본·이란·호주와 함께 명실상부 아시아 최상위 포트에 자리했다.
숫자 '2'가 주는 상징성은 분명 크다.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우루과이·콜롬비아·모로코 등 강적들을 원천 차단하고 들어간다는 점만으로도 전략적 이득은 막대하다.
특히 북중미 월드컵부터 FIFA는 토너먼트에서 상위 국가 간 조기 충돌을 막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대진 구조를 도입했다. 랭킹 1~4위가 모두 조 1위로 토너먼트에 들어온다는 전제라면, 이들이 서로 만나는 경기는 무조건 준결승 이후로 미뤄진다. 일례로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는 결승에 가야 만날 수 있는 식이다. 강팀이 초반에 충돌하는 것을 막고 ‘스타 매치업’을 최대한 후반부에 배치하겠다는 FIFA의 의지가 반영된 변화다.
문제는 그 변화가 한국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포트2가 언뜻 보면 매우 유리해 보이지만, 이번 대회는 포트3·포트4의 구성부터가 예년과 전혀 다르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면서 본선의 문턱은 넓어졌지만, 오히려 중위권은 더 빽빽해졌다.
한국은 대륙 안배 규정으로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아프리카 팀과는 한 조에 묶이지 않는다. 즉, 포트3에서 한국에 배정될 수 있는 팀들은 노르웨이, 이집트, 알제리, 튀니지, 코트디부아르 같은 실질적 ‘포트2~2.5급’ 전력이다. 이름만 보면 포트 숫자가 낮아 보일 뿐, 전력의 무게감은 상당하다. 북중미 월드컵 포트 시스템에서 포트3은 ‘중하위’가 아니라 사실상 ‘중상위 포트’로 재편됐다.
포트4라고 만만한 것도 아니다. 유럽축구연맹(UEFA) 플레이오프 승자 4팀, 대륙 간 PO 승자 2팀이 포트4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본선진출 마지막 6자리를 놓고 싸운 팀들이라면 대부분 엄청난 상승세일 가능성이 크다. ‘이름값은 낮지만 실전능력은 높은 팀’이 포트4에 대거 포진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오는 12월 3일 운명의 조 추첨식에 참석한 이후 베이스캠프와 경기장까지 점검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