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우승이 너무 쉬워서 죄송합니다"... 안세영 앞세운 韓 배드민턴, 中 대륙 침묵시킨 '3-0 학살극'

"몸풀기도 전에 끝났다... 안세영, 중국 에이스 상대로 잔인한 '39분 참교육'"
"홈 텃세? 실력으로 지웠다... 칭다오 체육관 도서관으로 만든 '3-0 퍼펙트 쇼'"
"10년 만의 우승이라기엔 너무 싱겁네... '완전체' 한국 앞에선 만리장성도 종이벽"
"아시아는 이제 좁다... 세계 정복 예고한 셔틀콕 여제들의 '무자비한 진격'"

2026.02.08 21:34

[파이낸셜뉴스] 승부의 세계에서 '싱겁다'는 표현은 패자에겐 치욕이지만 승자에겐 최고의 찬사다. 안세영을 필두로 한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이 중국 안방에서 열린 결승전을 그저 가벼운 몸풀기 무대로 만들어버리며 아시아 정상에 섰다. 8일 중국 칭다오 콘손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시아남녀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부 결승전은 한국이 왜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배드민턴 강국인지를 증명하는 쇼케이스나 다름없었다.

한국은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중국을 상대로 매치 스코어 3-0이라는 완벽한 스코어를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는 2016년 대회 창설 이후 10년 만에 한국이 달성한 사상 첫 우승이지만, 경기 내용은 역사적인 첫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일방적이었다. 그동안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2진급 선수들을 파견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안세영을 비롯한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총출동한 '완전체'가 뜨자 아시아 무대는 좁아 보일 지경이었다.

1단식 주자로 나선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왜 자신이 '셔틀콕 여제'로 불리는지 단 39분 만에 증명했다. 중국의 한첸시를 상대로 1세트를 21-7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로 따낸 안세영은 2세트마저 21-14로 가볍게 마무리하며 상대의 기를 초장부터 꺾어버렸다. 안세영의 몸놀림은 결승전이라기보다는 마치 연습 경기를 치르는 듯 여유가 넘쳤다.


에이스가 차려준 밥상을 동료들은 남김없이 비웠다. 이어진 2복식의 백하나-김혜정 조는 중국의 지아이판-장슈셴 조를 만나 1세트 듀스 접전 끝에 기선을 제압하더니, 2세트에서는 21-8이라는 더블 스코어 이상의 차이로 상대를 코트 위에서 지워버렸다. 마지막 주자가 된 3단식의 김가은 역시 1세트를 내주는 여유(?)를 부렸으나 곧바로 전열을 가다듬고 내리 두 세트를 따내며 2-1 역전승으로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5전 3승제 승부에서 중국은 4번째, 5번째 주자는 몸도 풀지 못한 채 안방에서 남의 잔치를 구경하는 신세가 됐다.

조별리그부터 8강, 4강을 거쳐 결승에 이르기까지 한국 여자 대표팀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안세영이 준결승에서 휴식을 취했음에도 결승 진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결승전마저 너무나 허무하게 끝나버려 우승의 감흥조차 덤덤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번 우승으로 오는 4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우버컵) 본선 티켓을 확보한 한국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복을 위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한편 남자 대표팀은 에이스 서승재의 부상 공백 속에 준결승에서 중국에 아쉽게 패해 3위에 머물렀지만, 역시 토마스컵 본선 진출권을 따내며 4월 세계 무대를 기약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