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그 실력으로 어떻게 국가대표가 된 거냐?"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라. 스케이트 접어라!"
대한민국 쇼트트랙의 금빛 질주를 어이없는 '꽈당'으로 망쳐버린 미국 국가대표 코린 스토더드가 결국 한국 네티즌들의 분노를 견디지 못하고 '백기'를 들었다.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 한국의 뼈아픈 탈락 직후, 스토더드의 개인 소셜미디어(SNS)는 그야말로 성난 한국 팬들의 '화풀이 성지'가 됐다.
자신이 혼자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면서 하필 뒤따르던 김길리를 덮쳐 한국의 결승 진출을 좌절시켰기 때문이다. 김길리가 갈비뼈를 부여잡고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자, 한국 네티즌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스토더드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경기 직후부터 수천 개의 댓글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한국어와 영어가 뒤섞인 댓글 창에는 "장비 점검이나 다시 해라", "동네 스케이트장에서도 그렇게는 안 넘어진다", "전 세계에서 제일 잘 넘어지는 선수" 등 수위 높은 비난과 조롱이 난무했다.
결국 쏟아지는 '악플 테러'를 감당하지 못한 스토더드는 슬며시 인스타그램 댓글 기능을 전면 차단했다. 현재 그의 계정에서는 어떠한 비판 댓글도 남길 수 없는 상태다.
한국 팬들이 이토록 격노한 데에는 또 다른 기막힌 이유가 숨어있다. 스토더드의 '민폐 꽈당'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앞서 열린 준준결승(8강) 경기에서도 스토더드는 혼자 달리던 중 엉뚱하게 미끄러져 넘어졌다. 놀랍게도 그때 역시 바로 뒤에 김길리가 달리고 있었다. 당시에는 김길리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스토더드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충돌을 면했지만, 준결승에서는 결국 피할 공간조차 없이 제대로 휩쓸리고 말았다.
한 대회에서, 그것도 같은 한국 선수 앞에서 연거푸 두 번이나 혼자 넘어지는 기행(?)을 펼쳤으니, 한국 팬들 입장에서는 "고의로 그러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마저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미국 대표팀 측의 성명도 한국 팬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빙상 연맹 측은 "스토더드가 넘어져 발목이 부었지만 경미한 부상이며 며칠 후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태연하게 발표했다.
우리 에이스 김길리가 펜스에 처박혀 숨을 헐떡이며 눈물을 삼켰던 상황과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가뜩이나 뿔난 한국 네티즌들의 속을 한 번 더 뒤집어 놓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