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의 열기가 은반과 설원을 넘어 선수촌의 밤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전 세계 92개국에서 모인 2,900여 명의 젊은 영웅들이 집결한 가운데, 대회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소모품 품귀 현상이 발생하며 조직위원회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화제의 중심은 선수촌 곳곳에 비치된 '무료 콘돔'이다. 13일(현지 시각) 영국 매체 더 선을 비롯한 주요 외신은 조직위가 배포한 9,700여 개의 콘돔이 대회 시작과 동시에 대부분 소진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 계산으로도 선수 1인당 3개 이상을 가져간 수치다. 스페인의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올리비아 스마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바닥을 드러낸 콘돔 비치대의 영상을 공유하며, 선수촌 내의 뜨거운 열기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올림픽의 오랜 전통에 따른 예방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년간 금욕에 가까운 자기 관리와 혹독한 훈련에 매진해온 선수들이 큰 경기를 마친 뒤 억눌렸던 에너지를 분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안전한 성관계를 장려하기 위해 추가 물량을 즉각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선수촌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교류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미국 루지 국가대표 소피아 커크비는 현지 인터뷰를 통해 "경기 후 600건이 넘는 연락을 받았으며, 다가오는 밸런타인데이에 두 건의 데이트 약속을 잡았다"고 밝혀 큰 화제를 모았다. 그녀는 선수촌의 분위기를 "매우 사교적이며 활기찬 곳"이라 묘사하며, 경기장 밖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올림픽 선수촌 내 콘돔 배포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시작된 유서 깊은 관행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당시 45만 개가 배포되는 등 매 대회 기록적인 수치를 남겼으나, 동계 대회 특성상 이번 밀라노의 소진 속도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림픽 로고가 새겨진 특수 패키지를 기념품으로 소장하려는 수요 역시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은반 위에서 펼쳐지는 냉정한 승부, 그리고 그 이면에서 피어나는 청춘들의 솔직한 일상.
밀라노 조직위는 "사랑도 경기처럼 페어플레이하라"는 메시지 아래, 선수들이 대회가 끝나는 순간까지 안전하고 건강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