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대한민국 女 계주, 중국 탈락시키고 결승행… 8년 만에 金 한 푼다

'어벤져스' 4인방, 압도적 레이스로 조 1위 결선행
'여제' 최민정의 환상적인 인코스 추월, 중국도 얼어붙었다
19일 운명의 결승전, '평창의 영광' 재현 나선다

2026.02.15 06:42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의 아침을 깨우는 것은 알람 소리가 아니라, 밀라노 빙판 위를 가르는 태극 낭자들의 거침없는 질주였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8년 만의 금메달 탈환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최민정(28·성남시청), 김길리(22·성남시청), 심석희(29·서울시청), 이소연(33·스포츠토토)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선에서 4분04초7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야말로 '클래스'가 달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8년 만의 정상 탈환이자, 지난 베이징 대회 은메달의 아쉬움을 씻어내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친 '빙판의 여전사'들은 흔들림이 없었다.


레이스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돌아온 여제' 최민정이 1번 주자로 나서 초반 기선을 제압하며 2위로 자리를 잡았고, 김길리에게 안정적으로 배턴을 넘겼다. 이어 맏언니 이소연과 베테랑 심석희가 노련하게 2위 자리를 사수하며 기회를 엿봤다.

승부처는 10바퀴를 남긴 시점이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최민정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선두 추월에 성공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단숨에 가져왔다.

위기도 있었다. 7바퀴를 남기고 이소연이 중국에 선두 자리를 내주며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우리에겐 '에이스' 최민정이 있었다. 심석희에게 터치를 받은 최민정은 마치 먹잇감을 낚아채는 맹수처럼 날카로운 인코스 파고들기로 중국을 제치고 다시 1위를 탈환했다.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환상적인 코너링이었다.

마지막 방점은 '차세대 에이스' 김길리가 찍었다. 최민정이 만들어준 리드를 이어받은 김길리는 마지막 2바퀴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를 뿜어내며 중국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선수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결선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제 남은 것은 금빛 피날레뿐이다. 한국은 오는 19일 오전 4시 51분(한국시간), 네덜란드, 이탈리아, 캐나다와 운명의 결승전을 치른다.
4년 전 베이징에서 네덜란드에 밀려 흘렸던 눈물을 닦고, 다시 한번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오를 준비는 모두 끝났다.

오늘 새벽, 밀라노에서 불어온 승전보는 단순한 승리 이상의 희망을 전했다. 다가오는 19일,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새벽을 뜨겁게 달굴 그녀들의 '금빛 질주'를 기대해 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