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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포·마·상 다 떼고 뭘로 야구하나” 국대 마운드, WBC 개막 2주 남았는데 한숨만

세인트루이스 “오브라이언 종아리 이상, 투구 중단”… 대표팀 합류 불투명
선발 2명·포수 이어 마무리까지 ‘줄부상’… 개막 코앞인데 마운드 한숨만

2026.02.18 16:40

[파이낸셜뉴스] "에휴" 깊은 한숨만 나온다.

이쯤 되면 야구의 신이 한국 야구를 시험하는 것인가 싶다. 차(車) 떼고, 포(包) 떼고, 마(馬)에 상(象)까지 다 떼고 나면 도대체 뭘로 야구를 하란 말인가.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코앞에 둔 ‘류지현호’에 또다시 비보가 날아들었다. 이번엔 뒷문을 책임져 줄 것으로 철석같이 믿었던 ‘빅리거’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오브라이언이 15일 불펜 투구 도중 오른쪽 종아리 근육에 가벼운 이상을 느껴 투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오브라이언 본인은 “어제보다 낫다. 길게 가지 않길 바란다”며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구단 측은 “WBC 출전이 불투명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소속 선수의 부상 이슈에 얼마나 보수적인지 감안하면, 사실상 낙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소식은 오키나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대표팀에게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다. 오브라이언이 누구인가. 한국계 4인방 중 한 명이자, 지난 시즌 빅리그 4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6을 기록한 ‘특급 소방수’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이달 초 “오브라이언은 MLB에서도 강력한 구위를 증명했다. 7~9회 가장 중요한 순간에 투입할 마무리로 생각하고 있다”며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투구 수 제한이 있는 WBC 특성상, 확실한 마무리의 존재는 승패를 가르는 열쇠다. 그런데 그 열쇠가 대회를 2주 남기고 부러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상황이 너무나 잔인하다. 마치 도미노가 무너지는 듯하다. 먼저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한화)가 어깨 통증으로 승선조차 하지 못했다. 이어 선발의 한 축을 맡아야 할 원태인(삼성)마저 괌 캠프 도중 팔꿈치 통증으로 낙마해 유영찬(LG)으로 급히 교체됐다. 안방마님 최재훈(한화)도 손 부상으로 김형준(NC)에게 마스크를 넘겼다.

선발진의 핵심 두 명이 사라지고 베테랑 포수가 이탈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불펜의 ‘믿을맨’까지 흔들리고 있다. 물론 조병현(SSG), 박영현(kt), 고우석(디트로이트 산하), 유영찬 등 좋은 자원들이 있지만, ‘빅리그 2점대 투수’가 주는 무게감과 안정감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대표팀은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술을 다듬고 있다. 3월 초 오사카에서 일본 프로팀들과 모의고사를 치른 뒤, 3월 5일 도쿄돔에서 체코와 운명의 첫 경기를 치러야 한다. 시간이 없다. 그런데 전력은 날이 갈수록 헐거워지고 있다.

가뜩이나 선발이 약하다는 평가 속에 불펜 야구로 승부를 봐야 하는 한국이다.
하지만 그 불펜의 핵마저 부상 암운에 휩싸였다.

류지현 감독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있다. 부상 악령이 덮친 2026년의 봄, 한국 야구는 과연 이 난관을 뚫고 도쿄돔에서 웃을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걱정과 한숨이 앞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