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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홈런 꼴찌 롯데 맞아?" 우승 후보 삼성 안방서 '대포 7방' 융단폭격… 사자 집어 삼킨 거인의 비상

삼성 3000승 잔칫상 엎었다… 사자 굴 삼킨 '개막 2연승'
"작년 홈런 꼴찌 맞습니까?" 이틀 만에 대포 7방 융단폭격
155km 비슬리 쾌투·손호영 연타석포… 완벽한 투타 하모니
"시범경기 1위, 결코 우연 아니었다" 사직벌 깨운 '진짜 봄'

2026.03.29 20:11

[파이낸셜뉴스] 어느 누가 감히 예상이나 했을까.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 대구벌, 그것도 KBO리그 최초의 통산 3,000승이라는 대기록 달성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던 사자 굴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이토록 완벽하고도 잔인하게 잔칫상을 엎어버릴 줄은 말이다.

롯데가 개막 2연전을 싹쓸이하며 2020년 이후 무려 6년 만에 개막 시리즈 승률 100%의 신바람을 냈다.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롯데는 6-2의 완승을 거두며 전날 개막전(6-3 승)의 기세를 고스란히 이어갔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승리의 '방식'이다. 롯데는 이번 2연전 내내 답답했던 체증을 한 방에 뚫어버리는 화끈한 '대포 군단'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지난 시즌 롯데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75개)에 그치며 리그 최하위의 장타력을 기록했던 '똑딱이 타선'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올봄은 다르다. 개막전에서 윤동희, 레이예스, 전준우가 홈런 3방을 쏘아 올리며 영점을 잡더니, 29일 경기에서는 무려 4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버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불과 이틀, 단 2경기 만에 작년 시즌 전체 홈런의 10%에 육박하는 7개의 아치를 그려낸 것이다.


이날 장타 쇼의 선봉장은 단연 손호영이었다. 4회 1사 상황에서 삼성 선발 최원태의 145km 직구를 밀어 쳐 선제 솔로포를 터뜨리더니, 7회에는 배찬승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대구벌을 침묵에 빠뜨렸다. 새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 역시 7회 3점 홈런을 작렬하며 개막전에 이어 이틀 연속 대포를 가동, 단숨에 복덩이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FA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이한 노진혁의 부활 포도 반갑다. 지난 3년간 단 7개의 홈런에 그치며 마음고생을 했던 그는 5회 최원태의 커브를 걷어 올려 달아나는 우월 솔로 홈런을 기록, 올 시즌 대반등을 예고했다.

불을 뿜은 타선만큼이나 빛났던 것은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킨 외국인 원투펀치의 위용이다. 전날 개막전 선발 엘빈 로드리게스가 5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기선을 제압한 데 이어, 이날 바통을 이어받은 제레미 비슬리 역시 최고 시속 155km에 달하는 불같은 강속구를 윽박지르며 5이닝 1실점(비자책) 역투로 KBO리그 데뷔 무대에서 당당히 첫 승을 챙겼다.



시범경기 단독 1위의 성적표를 받아 들고도 여전히 롯데를 향한 시선에는 '그래봤자 봄데'라는 의심의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뚜껑이 열리자마자, 롯데는 강력한 선발 야구와 상대 마운드를 무자비하게 폭격하는 장타력을 앞세워 우승 후보 삼성을 연이틀 압살했다.

투타의 완벽한 밸런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위닝 멘탈리티, 그리고 언제든 한 방으로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파괴력까지. 개막 2연전에서 롯데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단순한 '깜짝 돌풍'을 넘어섰다.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직벌 거인들의 진짜 비상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