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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벤치에 앉혀?" 152km 뱀직구 넘긴 김혜성, 설움 날린 마수걸이 투런포 폭발!

152km 뱀직구 걷어 올렸다… '벤치 설움' 날린 시즌 1호 투런포
타석 비운 오타니 공백 지웠다… 다저스 타선 구한 '8번 타자의 반란'

2026.04.16 13:25

[파이낸셜뉴스] 묵묵히 때를 기다린 '김혜성'의 방망이가 가장 극적인 순간, 가장 통쾌한 방식으로 폭발했다.

최근 챌린지 실패 논란과 석연치 않은 선발 제외로 벤치를 달궈야 했던 억울함마저 다저스타디움의 밤하늘 너머로 시원하게 날려버린 완벽한 무력시위였다.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마침내 2026시즌 마수걸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빅리그를 향한 굳건한 생존 본능을 과시했다.

김혜성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팬들이 기다렸던 짜릿한 손맛은 첫 타석부터 찾아왔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2회말 2사 2루의 득점권 찬스. 김혜성은 메츠의 우완 선발 클레이 홈스와 마주했다.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상황에서, 홈스의 4구째 시속 151.9㎞(94.4마일)짜리 싱킹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밋밋하게 몰려 들어왔다.

'콘택트 달인' 김혜성이 이를 놓칠 리 없었다. 특유의 날카롭고 콤팩트한 스윙으로 152km에 달하는 빠른 공을 거침없이 걷어 올렸고, 타구는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다저스타디움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올 시즌 개막 후 8경기 만에 터져 나온,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단숨에 씻어내는 짜릿한 시즌 1호 선제 투런 홈런이었다.


이날 김혜성의 홈런은 팀 차원에서도 그 의미가 남달랐다. 다저스의 '투타 겸업'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지난 14일 메츠전에서 맞은 사구의 여파로 타석에는 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타니가 선발 등판하는 날 타자 라인업에서 완전히 빠진 것은 에인절스 시절이던 2021년 5월 이후 무려 5년 만의 일이었다.

핵심 타자의 결장으로 타선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8번 타순에 배치된 김혜성이 보란 듯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마운드에 있는 오타니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지난 시즌 빅리그에 데뷔해 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펀치력을 예열했던 김혜성. 차가운 현지의 시선과 치열한 주전 생존 경쟁 속에서도, 그는 묵묵히 방망이를 곧게 세우고 자신의 가치를 그라운드 위에서 스스로 증명해 내고 있다. '진짜 야구선수는 방망이로 말한다'는 오랜 진리를 김혜성이 통쾌한 대형 아치로 다시 한번 입증해 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