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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양 먹방에 호통 치는 박명수… 웃음보다 불편함 남긴 씁쓸함

2026.06.16 11:05
ENA의 새 예능 프로그램 '쯔양몇끼'가 대한민국 대표 먹방 유튜버 쯔양과 함께 첫 여정인 홍콩 편을 선보였다. 대식가 쯔양의 '먹게이지(포만감)'가 가득 찰 때까지 먹방이 이어지고, 게스트들은 이른바 '먹바라지'를 자청하며 쯔양을 배부르게 만들어야 퇴근할 수 있다는 참신한 룰을 내세웠다. 그런데 그 중심에는 웃음보다 불편함이 자리하고 있다.

가녀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쯔양의 엄청난 식사량은 이미 여러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정평이 나 있다. 그에게 식사를 대접하려다 두 손 두 발을 다 든 연예인들이 한둘이 아닐 정도다. 첫 게스트로 나선 박명수와 정준하 역시 쯔양을 만족시키기 위해 홍콩의 온갖 맛집을 소개하며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음식을 먹어 치워도 쯔양의 포만감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자, 일찍 퇴근하고 싶었던 두 사람의 마음은 허탈함으로 물들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드러난 박명수의 태도다. 연예계 '호통 개그의 1인자'로 불리며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그이지만, 과연 이 호통 캐릭터가 누군가의 식사를 돕고 지켜보는 프로그램의 취지와 어울리는지는 미지수다. 방송상의 콘셉트라 하더라도, 맛있게 음식을 먹고 있는 쯔양을 향해 끊임없이 잔소리를 쏟아내고 오로지 '빠른 퇴근'만을 종용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적잖은 피로감과 불편함을 안겼다.

옛말에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속담이 있다. 아버지뻘인 박명수와 정준하의 투정을 쯔양은 특유의 선한 웃음으로 군말 없이 받아주었지만,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편안했던 것은 아니다. 그나마 정준하는 본인 역시 대식가이자 먹방 유경험자로서 쯔양의 페이스에 맞추며 먹방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수행해 대비를 이뤘다.

결정적으로 방송 중 쯔양의 실수를 유발해 퇴근 벨을 누르게 만든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퇴근을 선언한 박명수의 모습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실수로 벨을 누른 쯔양과 마지막 야식 메이트로 남겨진 정준하는 박명수가 떠난 뒤에야 비로소 편안한 속마음을 꺼내놓았다.
"먹지도 않으면서 투덜투덜대는 사람이 없어서 편하다", "아버지랑 오면 왠지 호통만 칠 것 같다"는 이들의 솔직한 대화는, 앞선 방송 내내 켜켜이 쌓여온 불편함을 단적으로 대변했다.

박명수가 특유의 거침없고 솔직한 캐릭터로 예능계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장수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세대가 교체되고 방송의 트렌드가 급변하는 지금, 상황과 맥락을 가리지 않는 그의 일방적인 호통이 과연 언제까지 '유쾌한 예능적 허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밥상머리 앞에서의 불편한 호통, 이를 지켜보며 씁쓸함을 느낀 것이 비단 기자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seoeh32@fnnews.com 홍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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