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공연

사인회는 옛말…'함께하는 경험'으로 진화하는 K팝 팬서비스

2026.06.23 14:17
K팝 팬서비스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팬사인회와 팬미팅, 공개방송이 팬들과의 대표적인 접점이었다면 최근에는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선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단순히 아티스트를 가까이에서 만나는 것을 넘어 함께 콘텐츠를 만들고,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며 교감하는 '팬 경험(Fan Experience)' 중심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 온앤오프, 무대도 팬을 위해 직접 만든다
그룹 온앤오프는 최근 정규 2집 Part.2 'ONF:MY SELF' 활동과 함께 색다른 방식의 팬서비스를 선보였다.

온앤오프는 컴백 첫 주 공식 SNS를 통해 총 3일에 걸친 '스페셜 스테이지'를 공개했다. 이번 콘텐츠는 오랜 시간 컴백을 기다려준 팬덤 퓨즈(FUSE)를 위해 별도로 기획된 프로젝트다.

특히 실제 음악방송 사전녹화 현장을 연상시키는 무대 구성과 회차마다 달라지는 콘셉트로 완성도를 높였다. 단순히 방송 무대를 재가공한 콘텐츠가 아니라 팬들을 위한 독립적인 공연 콘텐츠를 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기존 팬서비스가 오프라인 만남에 집중됐다면, 온앤오프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팬들과의 접점을 넓혔다. 팬들은 방송 활동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무대를 즐기며 아티스트와 또 다른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

# 누에라, 팬들과 함께 뛰고 웃었다
하이엔드 루키' 누에라는 팬들을 단순 관객이 아닌 행사 참여자로 만들었다.

누에라는 최근 팬덤 노바(NovA) 120명을 초청해 특별 운동회 '작전명 : GO! BACK'을 개최했다. 서울숲에서 진행된 미니 팬미팅과 역조공 이벤트를 시작으로 팬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한 뒤 본격적인 운동회를 진행했다.

애드벌룬 릴레이와 장대 고리 던지기, 협동 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고 멤버들과 팬들은 같은 팀이 되어 함께 뛰고 웃으며 하루를 보냈다.

행사는 운동회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후 진행된 뒷풀이에서는 팬들과 멤버들이 고깃집에서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멤버들은 직접 팬들의 테이블을 돌며 고기를 나르고 음식을 서빙하는 등 예상치 못한 이벤트를 선물했다. 무대 위 아티스트가 아닌 친근한 모습으로 팬들과 가까이 호흡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기존 팬미팅이 무대를 바라보는 관람형 행사였다면, 누에라의 운동회는 팬들이 직접 참여하고 추억을 만드는 체험형 이벤트에 가까웠다. 최근 K팝 팬서비스가 '관람형'에서 '참여형'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 BTS, 팬서비스를 축제로 만들다
방탄소년단은 팬서비스를 하나의 문화 콘텐츠이자 축제로 발전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매년 데뷔일을 기념해 열리는 'BTS FESTA'는 단순 팬미팅을 넘어선 글로벌 팬덤 축제다. 전시와 체험 공간, 포토존, 특별 콘텐츠,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며 팬들은 행사 자체의 주인공으로 참여한다.

팬들은 BTS의 활동 역사를 함께 돌아보고,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며 아티스트와 추억을 공유한다. 국내 팬은 물론 해외 팬들까지 대거 참여하며 BTS FESTA는 K팝 팬덤 문화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는 팬서비스가 단순 이벤트를 넘어 하나의 콘텐츠 산업이자 문화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만남'에서 '경험'으로

업계에서는 팬덤 문화가 성숙해지면서 팬서비스의 개념 역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아티스트를 얼마나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어떤 경험을 함께 나누고 어떤 추억을 만들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자체 제작 콘텐츠, 참여형 이벤트, 팬덤 축제 등이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온앤오프의 스페셜 스테이지, 누에라의 팬 운동회, BTS의 FESTA는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팬 경험의 확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K팝 팬서비스는 이제 단순한 만남을 넘어 팬들과 함께 콘텐츠를 만들고 문화를 공유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팬은 더 이상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이 아니다. K팝 산업은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새로운 팬덤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seoeh32@fnnews.com 홍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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