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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밴던 듄스의 기적' 한국서 재현될까… 거장 DMK "군산에 韓 최초 데스티네이션 골프 리조트 세운다"

자연 지형 존중하는 '진정성' 강조… "골프장 자체가 여행 목적지" 미국 밴던 듄스 성공 사례 접목, 일자리·관광 창출로 지역 경제 견인 평평한 간척지 한계 극복하는 '듄스케이프' 도입… 올림픽 개최 역량까지

2026.06.28 16:23

【전북(군산)=파이낸셜뉴스 전상일 기자】세계적인 골프 코스 설계자 데이비드 맥레이 키드(David McLay Kidd·이하 DMK)가 대한민국 골프 코스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군산 간척지에 조성될 신규 코스를 단순한 스포츠 시설이 아닌,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아시아 최고의 '데스티네이션 골프 리조트(Destination Golf Resort)'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이다.

DMK는 지난 27일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컨트리클럽(이하 군산CC)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세계 골프 코스 디자인의 현재와 한국 골프의 미래 비전'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현재 그는 군산CC의 신규 코스 설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날 DMK는 코스 설계의 최우선 원칙으로 '자연 지형의 존중'을 꼽았다. 그는 "위대한 골프장은 인위적인 조형물보다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져야 한다"며 "좋은 골프장은 자연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설계 철학을 밝혔다. 화려한 시설보다는 자연과 풍경, 걷고 싶은 코스 등 골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경험'을 담아내야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골프장 개발 트렌드의 변화도 짚었다. 과거 주택 분양을 위한 부대시설에 불과했던 골프장이 이제는 그 자체로 여행의 목적지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DMK는 자신이 설계한 미국의 명문 코스 '밴던 듄스(Bandon Dunes)'를 거론하며 "골퍼들은 진정성 있는 경험을 위해 수천 킬로미터를 기꺼이 이동한다"며 "훌륭한 골프 리조트는 관광객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경제 자체를 완전히 탈바꿈시킨다"고 강조했다.


특히 군산CC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한국 최고의 골프 코스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각별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시아 첫 프로젝트로 군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뛰어난 입지와 더불어, 군산CC 김강호 부회장이 미국 유수의 프로젝트를 직접 답사하며 설계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자 노력한 강력한 오너십 덕분"이라고 밝혔다.

군산의 지형적 특징인 '평평한 간척지'에 대한 일각의 우려도 일축했다. DMK는 "나의 대표작인 스트림송(Streamsong)이나 캐슬 코스(Castle Course) 역시 평지에서 출발했다"며 "좋은 골프장은 기존 지형을 그저 이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자연을 창조해 내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바탕으로 군산CC에 '걷는 골프(Walking Golf)' 문화와 정통 '듄스케이프(Dunescape)'를 도입할 계획이다.

나아가 국제 대회 및 올림픽 골프 경기장으로서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올림픽 코스는 선수들의 경기력뿐만 아니라 갤러리 동선, 관람 포인트, 방송 인프라까지 설계 초기 단계부터 통합적으로 구상해야 한다"며 코스 신설을 넘어선 리조트 전체의 마스터플랜 구축을 예고했다.



현대 링크스 코스의 매력에 대한 통찰도 남겼다. DMK는 "링크스의 핵심은 공이 하늘을 나는 것이 아니라 지면을 따라 굴러가는 것"이라며 "이는 프로 선수들에게는 한층 정교한 계산을 요구해 변별력을 높이고,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다채로운 샷의 재미를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100대 골프장 진입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숫자를 목표로 삼으면 설계는 실패한다. 수백 년간 대중에게 사랑받는 코스를 완성하면 명성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끝으로 DMK는 "한국은 탄탄한 골프 인구와 성숙한 문화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하는 국가"라며 "이번 군산 프로젝트가 한국을 아시아 골프의 중심국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