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떠나는 홍명보 감독 "나의 선택, 모든 판단의 기준은 늘 한국 축구였다"

"대표팀 감독 내게는 결코 쉬운 결정 아니었다"
"나에게 수많은 결정과 선택의 시간, 기준은 늘 한국축구였다"
"감독은 결과 앞에서 책임져야하는 자리... 그 책임은 모두 저에게"
"감독 그만두지만, 한국 축구 향한 마음은 내려놓지 않았다"

2026.06.29 07:18


[파이낸셜뉴스]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변명도 필요치 않다.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

매서운 비판 여론 앞에서도 꿋꿋하게 버텼던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홍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이 최종 확정된 다음 날인 29일(한국시간) 오전, 대표팀 베이스캠프 훈련장이었던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격적인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질문을 받지 않고 직접 준비한 입장문을 꺼내 든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제게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다. 제게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다사다난했던 지난 2년의 출발점을 되짚었다.

무전술 논란과 선수 기용 방식에 대한 쏟아지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만의 확고했던 철학을 항변했다.

홍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저는 늘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며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선수를 선택할 때도,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그 질문만큼은 놓지 않았다"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그는 "물론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고 단호하게 강조했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 특히 국가대표팀 사령탑의 자리는 과정의 진정성만큼이나 냉혹한 결과를 요구하는 법이다. 사상 처음 48개국으로 확대된 무대에서 1승 2패(승점 3)를 기록하며 최종 순위 34위로 추락한 현실은 피할 수 없는 '실패'였다.

홍 감독 역시 이를 뼈저리게 인정했다.
그는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을 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휘봉은 내려놓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밖에서 진심으로 기원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짧고도 파란만장했던 두 번째 월드컵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