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차라리 감독이 없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안고 불명예 퇴진한 홍명보 감독을 향해, 축구의 기본 원리를 정확히 꿰뚫어 본 한 초등학생의 뼈아픈 '팩트폭격'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수십 년 경력의 베테랑 지도자가 초등학생보다 못한 전술적 판단을 내렸다는 씁쓸한 현실에 축구 팬들의 공분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는 '어쩌다 이렇게까지… 축협·감독 출입 금지 분노'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분노한 시민들의 현장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당시 서울역에서 한국의 탈락을 확정 지은 콩고민주공화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전파를 탄 한 초등학생의 인터뷰는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 학생은 홍명보호의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0-1 패) 경기를 정확히 짚으며 "1대 0으로 지고 있으면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를 넣어야 하는데, 거꾸로 공격수를 빼고 수비수를 넣으니까 차라리 감독 없이 가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매섭게 일갈했다.
실제로 홍 감독은 남아공전에서 득점이 절실했던 후반 막판까지도 수비수를 3명이나 두는 스리백 전술을 고집했다. 심지어 동점골이 필요했던 벼랑 끝 상황에서, 최전방 공격 숫자를 늘리기는커녕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빼고 또 다른 중앙 수비수 박진섭을 투입하는 이해할 수 없는 교체 카드를 꺼내 들어 팬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전술적 패착을 초등학생의 시선으로 정확하게 간파한 이 인터뷰 장면은 방송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초등학생도 아는 축구 상식을 벤치에 앉은 딱 한 사람만 모른다", "말을 조리 있게 너무 잘한다. 말투가 인생 2회차 같다", "저 꼬마가 홍명보를 제대로 한 방 먹였다", "차라리 저 초등학생한테 대표팀 지휘봉을 맡겨라" 등 폭발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든든한 우군이었던 붉은악마마저 등을 돌린 가운데, 이제는 10대 꼬마 팬에게마저 전술적 무능을 조롱받는 처지가 된 한국 축구의 씁쓸한 현주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