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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구 던지고 하루 쉬고 또 선발?" 日 황당한 '고시엔식' 초강수… 류지현호, 두 번은 안 당한다

'0-5 패배' 안겼던 日 좌완 히구치, 불과 하루 휴식 후 결승전 선발 등판 파격
곽빈은 5일 쉬고 출격… 선발 무게감은 韓 절우위
자존심 건 리턴매치… 생소함 벗겨진 히구치, 중심 타선 부활 절실

2026.09.27 04:14


[파이낸셜뉴스] 고교야구 무대인 고시엔(甲子園)에서나 볼 법한 투수 운용이 국제대회 결승전에서 나왔다. 안방에서 우승을 노리는 일본이 불과 이틀 전 한국 타선을 상대로 100개에 가까운 공을 던졌던 선발 투수를 결승전 마운드에 다시 올리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27일 오후 6시 3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사회인(실업)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과 대망의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양 팀의 극단적으로 엇갈린 선발 마운드 매치업이다. 한국은 일찌감치 예고된 대로 '에이스' 곽빈(두산)이 출격한다. 곽빈은 지난 21일 난적 대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최고 150km대 강속구와 예리한 체인지업을 섞어 6이닝 무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의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이후 닷새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구위를 100%로 끌어올린 상태다.

반면, 일본의 선택은 상식을 파괴했다. 지난 25일 한국과의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7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역투를 펼쳤던 좌완 히구치 신을 단 하루만 쉬게 한 뒤 결승전 선발로 다시 낙점했다.


히구치는 21일 중국전(6이닝)에 이어 25일 한국전(7이닝)까지 이번 대회에서만 벌써 세 번째 선발 출격이다. 구속은 140km대 중반에 머물지만, 타자와의 타이밍을 뺏는 디셉션(숨김 동작)과 정교한 제구력이 강점인 투수다. 하지만 아무리 단기전이라 해도, 90구 이상을 소화한 선발 투수를 하루 휴식 후 결승전에 올리는 것은 투수 엔트리를 9명밖에 뽑지 않은 일본의 고육지책이자 무리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긴 이닝보다는 경기 초반 '오프너' 역할을 맡길 가능성도 농후하다.

한국으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완벽한 설욕의 장이 마련됐다. 불과 이틀 전 낯선 투구 폼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0-5 영봉패의 수모를 겪었지만, '생소함'이라는 무기가 사라진 상황에서 체력마저 바닥난 투수에게 KBO리그 1군 타자들이 두 번 당할 수는 없다.


관건은 이번 대회 내내 깊은 침묵에 빠져 있는 김도영(KIA)과 문보경(LG) 등 중심 타자들의 반등 여부다.
일본의 변칙적인 마운드 운용을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해 무너뜨린다면, 아시안게임 5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대업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

류지현 감독은 "전승 우승이라는 애초의 계획은 빗나갔지만, 금메달 결정전에서는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며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프로의 자존심이 걸린 운명의 한일전, 류지현호가 일본의 황당한 승부수를 통쾌하게 분쇄할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도요하시로 쏠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