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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제작 노하우 AI로 옮긴다…AWS 기반 'PUPA' 개발

2026.10.26 13:57
드라마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가 콘텐츠 제작 경험을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시나리오만 입력하면 콘티와 캐릭터 설정, 촬영 설계부터 영상 생성까지 이어지는 AI 콘텐츠 제작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26일 팬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AWS)와 협력확인서(Collaboration Letter)에 서명하고 AI 영상 제작 플랫폼 'PUPA'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PUPA는 팬엔터테인먼트가 관계기업 복코퍼레이션과 개발 중인 'AI 콘텐츠 프로덕션 플랫폼(AI Content Production Platform)'이다. 생성형 AI로 단편적인 영상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시나리오에서 실제 영상까지 이어지는 제작 과정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핵심은 기존 영상 제작 현장의 작업 방식을 AI 환경으로 옮기는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 제작은 일반적으로 시나리오 분석 이후 콘티 제작과 캐스팅, 로케이션 설정, 촬영, 편집 등의 과정을 거친다. PUPA는 이 같은 제작 순서를 유지하면서 각 단계에 AI 기능을 배치한다. 플랫폼 안에서는 AI 프로듀서와 콘티북, 캐릭터북, 스튜디오 등의 기능이 각각 제작진처럼 역할을 분담한다. 창작자가 시나리오를 입력하면 장면과 컷을 분석하고 영상 생성에 필요한 프롬프트를 만들어 다음 제작 단계로 연결한다.

특히 전문적인 영문 프롬프트 작성에 익숙하지 않은 창작자를 겨냥했다. 한국어를 비롯한 사용자의 원어로 연출 의도를 입력하면 이를 영상 생성 엔진이 이해할 수 있는 명령으로 전환하고, 작품 속 대사는 원래 언어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한국어 시나리오 서식과 촬영 현장에서 사용하는 표현까지 분석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복코퍼레이션은 현재 자사 AI 제작 시스템을 통해 한국어 시나리오를 신과 컷으로 구분하고 영상 엔진용 프롬프트로 전환하는 'Native-language Directing', 여러 AI 영상 엔진 가운데 장면별로 적합한 엔진을 선택하는 'Multi-engine Router', 캐릭터와 공간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Consistency Engine' 등의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 영상 제작의 과제로 꼽혀온 장면 간 캐릭터와 공간의 일관성, 긴 영상 제작 과정의 복잡성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팬엔터테인먼트가 AI 플랫폼 개발에 뛰어든 배경에는 기존 콘텐츠 제작 역량이 있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를 바람픽쳐스와 공동 제작했으며 '돌풍', '반짝이는 워터멜론' 등 드라마와 OTT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축적한 기획과 촬영, 제작 경험을 AI 시스템 설계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인프라에는 AWS를 활용한다. PUPA는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컷별 프롬프트를 만드는 과정 등에 Amazon Bedrock을 적용한다. Bedrock은 자체적으로 AI 모델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도 여러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AWS의 완전관리형 생성형 AI 서비스다. 미공개 시나리오와 같은 창작 데이터 보호도 고려한다. AWS PrivateLink 기반의 VPC 엔드포인트를 활용하면 퍼블릭 인터넷을 거치지 않고 Amazon Bedrock에 접근할 수 있어 제작 데이터의 외부 노출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영상과 이미지 등 대용량 제작 데이터는 Amazon S3 등 AWS 클라우드 인프라에 저장하고, 서비스 이용량 증가에 맞춰 서버리스 및 컨테이너 기반 구조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팬엔터테인먼트는 AWS 코리아의 콘텐츠 제작사 지원 프로그램 'AWS Take One'에도 참여해 AI 기술 교육과 컨설팅, AWS 기반 기술 개발 지원 등을 받으며 제작 자동화 기능을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 실무는 복코퍼레이션이 담당한다. 복코퍼레이션은 영상 연출 현장 경험을 가진 인력을 중심으로 설립된 AI 콘텐츠 솔루션 기업이다. 단순한 범용 생성형 AI 도구보다는 실제 제작 현장에서 필요한 작업 순서와 기능을 플랫폼으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복코퍼레이션은 시나리오와 콘티, 캐스팅, 로케이션, 촬영, 편집으로 이어지는 기존 영화 제작 구조를 AI 협업 시스템으로 재설계하는 것을 사업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AI 프로듀서와 다중 영상 엔진 연결, 캐릭터 일관성 관리, 생성 이력 및 권리 관리 등의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향후에는 실제 제작 현장을 통한 검증이 핵심 과제가 된다.

팬엔터테인먼트는 PUPA를 자체 콘텐츠 제작 라인에 적용해 사전 시각화와 영상 제작 자동화 등에서 시간과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전문 제작자뿐 아니라 영상 제작 경험이 적은 일반 창작자도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좋은 이야기를 갖고 있어도 영상으로 옮기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때문에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PUPA는 시나리오만 있으면 누구나 영상 제작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AWS와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실제 작품 제작에 적용해 효과를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복동 복코퍼레이션 대표는 "현장에서 콘티를 짜고 촬영을 설계하던 방식을 AI가 함께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전문 제작자에게는 사전 시각화와 기획 도구로, 처음 영상을 만드는 사람에게는 가장 쉬운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제작 자동화와 실제 작품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 뒤 PUPA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교육기관과 AI 영화제 등으로 활용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eoeh32@fnnews.com 홍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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